[FETV=김현호 기자]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이 모처럼 환한 미소를 짓게 됐다. LG디스플레이의 최근 실적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는 등 모처럼 흑자 전환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특히 TV 제조사 패널 주문이 급증하는 데다 중국 광저우 현지공장도 본격 가동되면서 실적 개선의 확실한 입지를 확보한 상황이다.
정 사장이 미소짓는 이유는 또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실적이 살아나면서 주가도 다시 상승속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LG디스플레이는 극심한 실적부진으로 구조조정까지 단행하는 등 지난 2년간 '적자기업'이란 꼬리표를 달고 살았다. 정 사장도 '적자기업 최고경영자(CEO)'라는 주홍글씨를 짊어지는 등 사실상 벼랑끝까지 내몰렸다. 정 사장이 하반기를 맞아 흑자경영 희망가가 부르며 위기탈출에 성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조’단위 적자 빠져있는 LGD, 2년 만에 흑자전환?=LG디스플레이는 중국의 LCD(액화표시장치) 저가 공세로 지난해 1조359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해 동기 보다 3782억원 높은 8789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으며 이는 지난해 1분기부터 이어진 6분기 연속 적자다. 하지만 3분기부터 글로벌 수요 증가와 주요 사업에서 적자폭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벌써부터 ‘턴어라운드’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제조공장이 ‘셧다운’ 되면서 TV 생산이 원활하지 못했지만 3분기부터 패널 주문이 늘어나 수요 증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3분기 TV 제조업체들의 디스플레이 주문량이 2분기보다 30% 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인터넷을 통해 TV로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지칭하는 OTT(Over The Top) 활용도가 확대되면서 TV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2년동안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POLED(플라스틱 올레드)도 LG디스플레이의 흑자 전환을 견인할 것으로 예측된다. POLED는 플라스틱 재료를 사용해 휘어지는 게 특징이다. 이 재료는 주로 스마트폰 패널에 탑재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모바일 시장에서 6조4146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매출 비중은 TV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27.3%에 달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하반기부터 애플의 신형 ‘아이폰’과 독일 완성차업계 벤츠가 출시하는 신형 ‘S클래스’ 차량에 OLED 패널을 공급하기로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POLED 사업이 하반기부터 정상화되면서 적자규모가 510억원 축소되고 내년부터 흑자전환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본격 가동된 중국 광저우 공장, 대규모 물량 흑자경영 힘실어=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23일부터 8.5세대(2200mm×2500mm) OLED 패널공장이 있는 광저우 공장을 본격 가동한다고 밝혔다. 이 공장은 지난 2017년부터 5조원 이상이 투자된 곳으로 마더글래스(패널 원판) 기준, 월 6만장까지 생산이 가능하다. 여기에 파주공장의 생산량까지 고려하면 LG디스플레이는 한 달 만에 13만장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옴디아는 OLED TV패널 출하량이 5년 후 760만장 늘어난 1200만장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고 IHS마킷은 LG디스플레이의 OLED 매출 비중이 2024년 49%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LG디스플레이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대형 OLED를 생산하고 있는 만큼 광저우 공장으로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을 견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턴어라운드’ 전망에 주가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4일, 올해 2월21일 이후 처음으로 1만5000원선을 회복하며 1만51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디스플레이 호황기로 3만원 선에 거래가 됐던 지난 2016~2017년보다 반토막 수준이지만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POLED 영업적자가 축소되고 광저우 OLED TV 라인이 가동되면서 LG디스플레이의 3분기 영업이익은 1020억원으로 7분기 만에 흑자전환이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