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유길연 기자] 올해 1분기(1∼3월) 국내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이 지난해 말보다 하락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들이 금융 지원에 나선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말 기준 국내은행의 BIS 총자본비율은 14.72%로 작년 말 대비 0.54%포인트(p) 떨어졌다. 2016년 말(14.81%) 이후 최저치다. 기본자본비율(12.80%)과 보통주 자본비율(12.16%)은 각각 0.41%포인트, 0.40%포인트 하락했다. 단순기본자본비율은 6.3%로 지난해 말 대비 0.22%포인트 떨어졌다. 총자본이 2조4000억원(1%) 늘어났지만, 위험가중자산이 73조원(4.7%) 급증하면서 자본비율이 하락했다.
위험가중자산은 기업대출(32조7000억원) 증가와 환율 상승 등에 따른 장외파생상품 관련 위험가중자산(16조원) 증가의 영향으로 신용위험가중자산이 53조2000억원 늘었으며, 시장변동성 확대로 시장위험가중자산도 6조6000억원 증가했다.
은행별로 보면 씨티은행의 총자본비율이 18.44%로 가장 높았고, 부산은행(16.13%)이 뒤를 이었다. 또 신한(15.54%)·국민(15.01%)·하나(15.62%)·우리(14.77%)·농협(14.80%) 등 대형은행을 포함한 모든 은행이 BIS 기준 규제 비율(10.5%)을 웃돌다. 은행 대부분 총자본비율은 3개월 전보다 떨어졌다.
특히 국책은행으로 코로나19 지원에 앞장선 산업은행(13.33%)과 수출입은행(13.73%)의 총자본비율은 각각 0.73%포인트, 0.82%포인트 떨어져 상대적으로 하락 폭이 컸습니다. 반면 인터넷 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14.29%)와 케이뱅크(11.14%)의 비율은 각각 0.81%포인트, 0.25%포인트 상승했다.
은행을 자회사로 둔 은행지주회사의 자본 비율도 하락했는데, 은행 지주사의 총자본비율은 13.40%로 전 년말(13.54%) 대비 0.14%p 떨어졌다. 지주사의 기본자본비율(11.97%)과 보통주자본비율(10.95%)도 각각 0.13%포인트, 0.15%포인트 떨어졌다.
1분기 중 위험가중자산 증가율(3.7%)이 자본 증가율(총자본 기준 2.7%)을 웃돌아 자본 비율 하락에 영향을 줬다. 신한(14.06%)·KB(14.02%)·하나(13.80%)·농협(13.80%) 등 대형 지주사의 총자본비율은 13∼14%대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우리(11.79%)·DGB(12.06%)·JB(12.95%)·BNK(12.98%)금융지주는 총자본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다만 은행들에 이달부터 바젤III 최종안이 시행되면 BIS비율이 1~4%p 이상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