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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기준금리 0.5%시대 진입...한은, 2개월만에 0.25%P 추가인하

 

[FETV=유길연 기자] 기준금리가 0.5% 시대를 맞았다. 이는 역대 최저 수준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당초 채권시장의 예상을 깨고 두달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가능한 수단을 모두 동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은 금통위는 28일 오전 통화정책방향회의를 기준금리를 종전 0.75%에서 0.5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는 두 달 만에 이뤄진 추가 금리인하 결정이다. 한은은 지난 3월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려 사상 최초로 '0%대 기준금리' 시대를 연 바 있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국내경제 성장세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도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채권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3∼19일 채권 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00명 중 79%가 이달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한 답변은 21%였다.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던 이유는 이번달에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추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추가 충격에 대해 대응할 여력이 남아있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최근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회복하는 등 금융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는 점도 금리 동결을 전망하는 이유였다. 

 

또 정부가 3차 추가경정예산을 추진하는 등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실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효과를 보고 금리를 내려도 늦지 않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기준금리를 내린 후 정부가 재정정책을 위해 대규모 국채 발행을 하면 시장금리는 오히려 올라가 통화정책 효과가 미미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전망을 뒤로하고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은 그만큼 한은이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타격이 예상보다 더 심각하다고 판단한 결과로 풀이된다. 금통위는 의결문에서 "국내경제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다. 소비가 부진하고 수출도 큰 폭 감소한 가운데 설비투자 회복이 제약되고 건설투자 조정이 이어졌다. 고용 상황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수 감소폭이 크게 확대됐다"며 이번 금리인하 이유를 설명했다. 

 

최근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부진에 빠졌다. 지난 4월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4.3% 줄어든 369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6년 2월(359억3000만달러) 이후 4년 3개월 만에 최소 규모다. 수출 부진에 무역수지도 99개월 만에 처음 적자로 돌아섰다. 5월 들어 20일까지 수출(203억달러)도 지난해 5월 같은 기간보다 20.3% 감소했다. 

 

수출이 흔들리자 경제 성장률도 당초 예상보다 더욱 하락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3일 발표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치)은 전기보다 1.4% 감소했다. 세계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우리나라 수출과 성장률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과 중국 경제 상황도 예상보다 더 나쁜 것으로 확인되는 점도 부담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달 64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국의 2분기 성장률 예상값은 평균 -32%로 조사됐다. 미국의 GDP 증가율이 1분기(-4.8%)보다 더 급격히 하락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중국은 아예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3차 연례회의에서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 수치를 제시하지 못했다. 

 

더구나 지난해 세계 경제 전체를 침체에 빠트렸던 미중 무역분쟁이 재발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미중 관계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둘러싸고 다시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이에 더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27일 달러 대비 위안화 중간(기준) 환율을 전날보다 0.12% 오른 7.1293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2월 27일 이후 12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갈등이 환율 문제로 다시 촉발될 것이란 어두운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