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유길연 기자] “사회적 책임경영으로 금융의 온기를 사회 전반에 느껴지도록 하겠다"(지난 3월 손병환 농협은행장 취임사 중에서)
농협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지원에 선봉장으로 나서고 있다. 농협은행은 소상공인에게 제공되는 '초저금리' 대출 시행 초기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대출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3일까지 농협은행이 집행한 초저금리 이차보전 대출 승인액은 500억원으로 5대 시중은행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2위인 신한은행(380억원)에 비해 120억원 많은 액수다. 특히 농협은행은 국내은행 중 점포수 1위를 다투는 국민은행(180억원)에 비해 약 3배 넘게 많은 규모의 대출을 기록했다. 농협은행과 국민은행의 점포수는 각각 1141개, 1061개로 국내 전체 은행 가운데 1,2위를 기록하고 있다.
연매출 5억원 이하인 소상공인은 각 시중은행이 제시한 신용등급에 해당하면 대출을 받을 수 있다. 1년 만기의 상품을 연 1.5%의 금리로 최대 3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정부는 은행의 조달금리와 실제 대출금리의 차이를 보전해준다.
또 농협은행은 하나은행과 함께 가장 넓은 신용등급 구간에서 대출을 진행했다. 농협·하나은행은 개인신용평가사(CB)의 10개의 신용등급 가운데 1∼3등급이면서 자체 등급 기준을 1∼5등급(전체 10개)으로 정해 시중은행 중 가장 넓은 대출 대상 신용등급을 설정했다. 반면 국민은행은 자체 등급 기준으로 전체 13개 가운데 1∼3등급의 소상공인에게 대출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자체 등급 기준 전체 10개 중 1∼3등급, 신한은행은 전체 21개 중 8등급 이상(BBB+ 이상)으로 대출 대상을 정했다.
금융당국은 CB의 신용등급이 1∼3등급(전체 10개)인 고신용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해주도록 정했다. 이러한 방침에 맞춰 은행은 별도 대출 대상 등급을 정해 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은행의 자체 신용 등급은 해당 은행에서 이용거래 실적이 많으면 가점을 주는 경향이 있다. 즉, CB 등급이 3등급이라도 주거래은행에서는 2등급을 받을 수 있고 다른 은행에서는 4등급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농협은행은 CB 등급 상 고신용자들이 당행 거래 기록이 많지 않아도 초저리 대출 대상자가 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정부는 지난달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지원하고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50조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금융당국도 시중은행과 함께 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초저금리 대출 프로그램 시행에 합의했다.
이러한 ‘상생금융’의 움직임에 농협은행이 가장 앞서나간 셈이다. 이번 성과는 손병환 농협은행장이 취임한 후 달성한 첫 결과물이다. 손 행장은 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장 시절 국내 은행 최초로 오픈 API를 도입한 주역으로서 농협 내 손 꼽히는 디지털 전문가이다.
손 행장의 디지털 전환의 밑바탕에는 '상생'의 가치가 자리잡고 있다. 농협은행이 지난 6일 출시한 ‘NH포디 예금’도 손 행장의 경영방침에서 비롯된 것이다. NH포디 예금은 디지털 격차로 불편함을 겪는 정보소외계층을 돕기 위해 판매액의 0.1%를 기금으로 조성하는 상품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전 국민이 노력하는 상황에서 농협은행도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