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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당겨진 바젤Ⅲ시행...시중은행 중소기업 대출 가속도 붙나

BIS자기자본 비율 하락 부담 줄면서 대출 여력 커져

 

[FETV=유길연 기자] 금융당국이 바젤Ⅲ(3) 일부 규정의 시행시기를 앞당기면서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세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바젤Ⅲ는 국제결제은행(BIS) 산하 바젤은행감독위원회가 발표한 신국제은행자본규제 기준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바젤Ⅲ 최종안 가운데 위험가중자산 기준에 관한 규정을 오는 6월부터 은행권에 적용한다. 당초 오는 2022년 1월로 예정된 시행 시기를 1년 반 앞당겼다. 코로나19로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을 돕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은 작년 한 해 동안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을 크게 늘렸다. 4대 시중은행의 작년 소상공인 포함 중소기업대출 규모는 총 369조9010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343조9650억원)에 비해 7.5% 증가했다. 가장 많은 중소기업 대출 규모를 기록한 은행은 국민은행(103조3000억원)이다. 전년 대비 5.4% 늘었다. 하나은행은 가장 빠르게 중소기업 대출을 늘렸다. 하나은행의 작년 중소기업 대출은 전년 대비 10.34% 증가한 87조9330억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중소기업 대출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기침체 국면에서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 하락에 대한 우려가 대출 증가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BIS비율은 은행의 자본적정성을 평가하는 지표다. 이 지표를 통해 은행이 대출업체의 부도 등으로 영업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잘 감당할 수 있는가를 가늠한다. BIS비율은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눠 산출한다. 

 

 

은행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을 늘리면 분모인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나 BIS비율이 하락한다. 유상증자 혹은 신종자본증권 등을 통해 자본확충으로 BIS비율을 방어할 수 있지만 비용이 발생해 쉽지 않다. 특히 최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심화는 상황에서 은행이 주식과 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손해를 떠안는 것과 같다.  

 

특히 최근 금융당국은 채권·증권시장안정화 펀드 조성에 은행이 적극 나서달라고 주문하면서 BIS비율 하락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최근 금융당국은 채권·증권시장안정펀드를 각각 10조원 규모로 조성하기로 했다. 4대 금융지주는 금융당국의 요청에 따라 기존에 조성된 10조 규모의 채안펀드에 4조7000억원을 우선 투입한다. 또 추후 2차로 새롭게 조성될 10조원 채안펀드에도 기여한다

 

증안펀드에는 각각 1조원씩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금액은 금융지주 가운데 최대 계열사인 은행이 대부분 부담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은행이 증안펀드에 많은 돈을 투입하면 위험가중자산이 크게 늘어날 위험이 있다. 현행 규제에 따르면 은행이 증안펀드에 1조원을 투자하면 위험가중치 300%를 적용받아 위험가중자산이 3조원 늘어난 것으로 간주된다. 

 

이에 금융당국은 4대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바젤Ⅲ 최종안 가운데 대출기업의 부도 시 손실률을 낮추는 조항을 우선 실행하기로 했다. 해당 조항은 4대 시중은행을 포함해 기본내부등급법을 적용하는 은행을 대상으로 기업대출 중 무담보 대출과 부동산 담보대출의 부도 시 손실률(LGD)을 각각 45%→40%, 35%→20%로 하향 조정한다.  은행이 내부등급법으로 산출한 위험가중자산을 좀 더 보수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가중치 6%를 추가한 값인 부가승수도 폐지된다.

 

금융당국의 이와 같은 결정으로 4대 시중은행은 위험가중자산 증가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게 됐다. 당국은 현 상태에서 새로운 규제를 적용하면 대형은행의 BIS비율이 1%~4%포인트 넘게 상승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세가 올 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업계의 상황을 고려해 결정한 사안인 만큼 BIS비율 상승으로 중소기업 대출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