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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사상 첫 '한국판 양적완화' 결정..."돈 무제한으로 푼다"

 

[FETV=유길연 기자] 한국은행이 환매조건부채권(RP)를 무제한 매입해 시장에 돈을 풀 것을 결정하면서 사상 최초로 ‘한국판 양적완화’에 들어갔다. 한은은 이번 결정으로 최근 커지고 있는 ‘돈맥경화’ 우려를 해소해 금융시장을 안정화시킨다는 방침이다.

 

한은은 26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RP 무제한 매입과 공개시장운영 대상기관 및 대상증권 확대를 내용으로 하는 '한국은행의 공개시장운영규정과 금융기관대출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무제한 RP 매입은 금융위기나 외환위기 때에도 전례가 없는 조치다.

 

한은은 오는 6월말까지 매주 1회씩 RP을 매입해 시장에 유동성 공급을 확대한다. 이를 통해 100조원 넘는 자금이 투입되는 정부의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에도 충분한 자금이 흘러가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금리는 기준금리(연 0.75%)에 0.1%포인트를 더한 0.85%를 상한선으로 정했다. 모집금리는 입찰 때마다 별도로 공고한다.

 

한은은 또 공개시장운영 대상기관에 증권회사 11곳을 추가하기로 결정하면서 RP 매매 대상 비은행 대상기관이 현행 5개사에서 16개사로 늘어났다. 공개시장운영 대상증권도 8개 공공기관 특수채로 확대했다.

 

윤면식 한은 부총재는 이번 조치가 선진국의 양적완화와 사실상 같지 않으냐는 질의에 "시장 수요에 맞춰 수요를 전액 공급하는 것이 사실상의 양적완화가 아니냐고 한다면 꼭 아니라고 할 수 없고, 그렇게 봐도 크게 틀린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한국형 양적완화로 봐도 무리가 없다는 의미다. 

 

한은이 유례없는 유동성 공급 조치에 나선 이유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단기 자금시장과 회사채 시장에 신용 경색 조짐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주요국의 주가·선물지수가 폭락하자 이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주가연계증권(ELS)을 발행한 국내 증권사 가운데 자체 헤지를 하고 있는 곳은 증거금 추가 납부 통지(마진콜)을 받게 됐다. 이에 해당 증권사들은 증거금을 마련하기 위해 가지고 있던 기업어음(CP)를 시장에 대거 팔았다. 이에 시장에서는 유동성 경색 우려가 커졌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융시장에서의 주가, 채권가격, 원화가치가 동반 하락하고 있고 단기 유동성 부족 우려가 커졌다"면서 "한은의 사실상 양적완화 정책은 유동성 우려를 상당 부분 완화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또 정부가 최근 제시한 100조원 규모의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에 자금이 충분히 흘러가게 하기 위해 이번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