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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투데이] '2기 체제' 닻 올린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호실적 바탕으로 '법률 리스크' 넘어 연임 성공
글로벌·금융투자 부문 경쟁력 강화 과제

 

[FETV=유길연 기자] “R(경기침체)의 공포, R(회복탄력성)로 극복하자.”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올해 1월 ‘2020년 신한경영포럼’에서)

 

신한금융지주는 26일 오전 서울 중구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조용병 회장의 연임을 가결했다. 임기는 3년으로 조 회장은 2023년 3월까지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다. 조 회장이 올해 초 그룹 경영포럼 자리에서 설명했던 ‘R의 공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현실화됐다. 또 금융그룹 간의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위기에서 조 회장이 어떻게 'R(회복탄력성)'을 발휘해 그룹을 ‘일류 신한’으로 이끌어낼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조 회장이 거둔 실적만 보면 연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조 회장은 지난 2017년 취임해 부터 실적 증가를 이끌었다. 2018년부터는 KB금융그룹을 따돌리고 2년 연속 리딩금융 타이틀을 차지했다. 작년에는 사상 최대 순익을 거뒀다. 신한금융의 호실적 행진에는 조 회장은 오렌지라이프 인수와 글로벌투자금융(GIB) 사업 등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법률 리스크’가 걸림돌이었다. 조 회장은 과거 신한은행장 시절 신입사원을 부정채용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1월 1심 재판에서 법정구속을 피하면서 연임이 가능해졌다. 판결 이후에도 채용비리 문제로 국민연금과 세계적 의결 자문기관이 조 회장의 연임에 반대했지만 연임 여부의 결정요인은 되지 못했다. 조 회장은 창업주인 재일교포와 블랙록, 우리사주조합, BNP파리바 등 충분한 우호지분을 확보해 임기를 연장했다.

 

2기 체제를 시작한 손 회장 앞에는 여러가지 난제가 놓여 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외 경기가 침체로 돌아서면서 금융그룹은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면서 한국 경제는 사상 최초로 제로금리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에 최대 계열사인 은행의 수익성 하락은 불가피한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더구나 치열한 '리딩금융' 경쟁을 펼치고 있는 KB금융이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1위 탈환을 노리고 있다.현재 KB금융은 알짜 생명보험사로 통하는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푸르덴셜 생명이 작년 3분기까지 거둔 순익은 1465억원이고 작년 신한금융과 KB금융 두 그룹의 당기순익 차이는 917억이다. 특히 신한금융은 작년 오렌지라이프 인수 등 최근 몇 차례 M&A 성사시키면서 자본적정성과 이중레버리지 문제로 올해 추가 인수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이 올해 수익성 리딩금융 자리를 수성하기 위해서는 그룹의 강점인 글로벌 부문의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려야 한다. 특히 동남아 시장은 빠른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고 금리도 다수의 국가에서 두자리 수의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어 이익 증대에 유리하다. 또 외교적 갈등도 없어 현지 진출이 용이하다.

 

신한금융은 조 회장의 진두지휘로 신남방 정책에 맞춰 동남아 시장 확장을 추진해왔다. 이에 신한금융의 작년 글로벌부문의 순익은 1년 전에 비해 23% 급증한 397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4대 금융그룹 가운데 1위의 기록이다. 특히 신한베트남은행은 베트남 현지 외국계은행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서도 적극적인 현지화를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해야 할 필요가 있다. 신한금융은 베트남과 일본 외에는 타 금융그룹에 비해 경쟁력을 확보한 지역이 없는 상황이다. 인도네시아는 우리은행 현지 법인이 순익 1위를 기록하고 있고 중국에서는 하나은행이 앞서고 있다. 캄보디아에서는 최근 KB국민은행이 최대 소액대출기관인 프라삭을 인수해 반전을 꾀하고 있다.  신한금융이 글로벌 부문 1위임에도 불구하고 경쟁력 강화에 더 힘을 쏟아야 하는 이유다. 

 

또 자본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도 과제다. 조 회장이 출범시킨 글로벌투자금융(GIB)의 실적은 꾸준히 늘고 있다. 작년 GIB가 거둬들인 영업이익은 6795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42%급증했다. 하지만 계열사 가운데 자본시장을 담당하는 신한금융투자와 신한BNPP자산운용은 경쟁사와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신한금투는 조 회장의 아픈 손가락이다. 신한금투의 작년 당기순익은 증권업 호황에도 불구하고 2208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2.1% 줄었다. 경쟁사인 KB증권(3228억원)과 하나금융투자(2803억원)에 모두 밀렸다. 작년 신한금투가 약 700억원 차이로 따돌렸던 하나금투에 밀린 점이 뼈아프다. 

 

더구나 작년 말부터 문제가된 ‘라임펀드 환매연기 사태’에 신한금투가 깊숙이 연관돼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신한금투의 올해 사업 전망은 더욱 어두워졌다. 조 회장은 작년 신한금투에 6600억원 유상증자를 진행하며 초대형 투자은행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줬다. 이에 신한금투는 초대형 투자은행으로 도약해 올해 중 단기금융업 인가(발행어음)를 받아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라임사태로 인해 신한금투의 금융당국 인가도 불투명해졌다. 또 라임펀드 사태로 신한금투가 부담해야할 배상금과 과징금도 큰 부담이다. 

 

이에 조 회장은 라임사태로 인해 하락한 소비자 신뢰 회복이란 과제도 안게 됐다. 무엇보다 신한금투 뿐만 아니라 신한은행도 라임펀드 사태에 연관돼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신한은행이 라임펀드를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한 규모는 1697억원으로 전체 금융사 가운데 2위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신한은행은 라임펀드 불완전판매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지난 24일 라임펀드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입은 피해자들은 신한은행을 불완전판매를 이유로 검찰에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