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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금리’ 시대, 몸값 올라가는 은행 '동남아 법인'

 

[FETV=유길연 기자] 국내 기준금리가 사상 첫 0%대로 진입하면서 국내 시중은행들이 수익성 악화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시중은행의 실적 방어에 있어 해외 법인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 유럽연합(EU)에 비해 비해 높은 성장률과 고금리 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동남아' 지역 법인의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0.50%포인트 인하했다. 사상 최초로 '제로금리' 시대가 열린 것이다. 한은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국내·외 경기가 침체로 접어들자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금리 인하를 전격 단행했다.  

 

제로금리로 은행은 수익성 하락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은행은 이미 작년 한 해 동안에도 저금리로 인한 수익성 하락에 직면했다. 작년 4대 시중은행의 순이자마진율(NIM)의 단순 평균치는 1.54%로 1년 전(1.60%)에 비해 0.06%포인트 하락했다. NIM은 이자자산에 대해 얼마만큼 이익을 거뒀나를 측적하는 것으로 은행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다. 

 

올해 0%대 기준금리로 인해 은행의 NIM의 추가적인 하락이 예상된다. 시중은행의 전체 이익 가운데 이자이익은 80%가 넘는다. 이자자산에 대한 예대마진이 영업의 기본인 시중은행 입장에서 금리 인하는 전체 수익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은행들은 올 한해 신남방 행진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남아 국가들은 제로금리 수준으로 접어든 선진국들과는 달리 아직 대출 금리가 두 자릿수인 지역이 대부분이다.  또 이 국가들은 경제 성장 잠재력이 크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아세안 5개국(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의 경제성장률은 4.9%로 전망했다. 이는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성장률 평균인 1.7%에 비해 약 3배에 달하는 수치다. 

 

● 국민은행, 캄보디아 최대 소액금융기관 프라삭 인수...'경쟁은 지금부터'

 

국민은행은 올해 캄보디아를 중심으로 동남아 시장 확대에 나선다. 캄보디아는 지난 2010년 산업화 급속히 진행되면서 이후 연 7~10%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은행의 대출금리는 보통 연 10%대다. 국민은행 캄보디아 현지법인인 'KB캄보디아'의 지난해 9월 말 누적 순익은 29억원 정도로 규모가 크지 않다.

 

하지만 국민은행 입장에서 캄보디아는 미래가 크게 기대되는 지역이다. 우선 캄보디아 국민의 은행 이용률은 22%에 그치는 반면 스마트폰 가입개수는 인구수보다 많은 1890만개에 달해 디지털화에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이에 국민은행은 '리브 KB 캄보디아'를 출시했다. 리브 KB 캄보디아 서비스를 이용하는 현지 고객 수는 작년 10월 8만7773명으로 2018년 12월에 비해 81%로 급증했다. 

 

또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캄보디아 최대 예금수취가능 소액대출금융기업(MDI)인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 지분 70%를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프라삭은 국내 4대 시중은행이 모두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캄보디아의 ‘알짜’ 소액대출업체다. 2019년 기준 캄보디아 MDI 시장 점유율이 41.4%로 압도적 1위다. 은행을 포함한 전체 금융기관 중에서도 대출 점유율 3위를 기록했다. 프라삭 인수로 올해 국민은행의 캄보디아 지역에서 거둘 순익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 신한베트남은행, 베트남 현지 외국계 은행 '1위'

 

신한은행은 국내 은행의 동남아 진출의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신한은행이 진출한 베트남은 동남아 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달성하고 있다. 작년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은 7.02%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주요 경제기구들은 베트남이 올해도 비슷한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베트남 은행의 예금금리는 약 7~8%, 대출금리는 두 자릿수를 넘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이처럼 떠오르는 시장에서 철저한 현지화로 베트남 내 외국계 은행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성장세를 거듭해 작년 12월 기준 총 자산 44억 5000만달러(약 5조 5811억 9000만원), 영업점 수 36개를 보유한 베트남 최대 외국계 은행으로 자리잡았다. 작년 9월 말 누적 당기순익도 943억원으로 국내 은행 해외법인 가운데 압도적 1위다. 

 

현재 신한베트남은행의 법인 고객 가운데 절반은 베트남 기업이다. 소매금융은 전체 중 95%가 현지 고객이다. 1900명 가량의 전체 직원 가운데 약 98%가 베트남 현지인이다. 또 신한베트남은행은 베트남 현지에서 잘로(Zalo), 모모(MoMo), 무하반나닷 등 디지털 기업들과 제휴하며 디지털 뱅크로서 입지 다지기에 나섰다. 지난해 6월에는 베트남 은행권 최초로 고자산 고객 특화 영업점인 '신한 PWM 푸미흥 센터'도 개점했다.

 

● 하나마이크로파이낸스, 미얀마 금융 영토 넓힌다

 

하나은행은 올해 미얀마에 집중할 계획이다. 미얀마는 2018년 6.8%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고 작년 10월 은행 대출 금리는 16%를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2014년 8월 '하나마이크로파이낸스'를 설립했으며 서민금융서비스업을 영위하고 있다. 

 

하나마이크로파이낸스는 하나은행 해외 법인 가운데 규모는 크지 않지만 가장 빠르게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작년 3분기 기준 하나마이크로파이낸스는 순이익이 26억3800만원으로 작년 동기(14억4300만원) 대비 82.8% 급증했다. 또 2018년 말 31개의 지점수는 작년 56개까지 늘었다. 하나마이크로파이낸스는 올해 지점수를 72개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하나마이크로파이낸스는 농민들을 상대로 영업을 해왔지만 최근 미얀마 서비스업 성장으로 중소기업·소상공인 분야에 대한 대출비중도 늘릴 계획이다.

 

● 우리소다라은행, 인도네시아 현지 고객 비중 95% 달해 

 

우리은행은 인도네시아에서 사업 영역를 확장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작년 한해 5.02%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다. 이는 2015년 이후 최저치에 해당하지만 여전히 고공 성장 중이다. 은행 대출금리도 현재 5%대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인도네시아 법인인 '우리소다라은행'은 현지화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소다라은행은 2014년 우리은행 현지법인과 인도네시아 소다라은행과 합병으로 탄생했다. 이후 성장세를 거듭하면서 2018년 말 본점을 반둥에서 수도인 자카르타로 옮겼다. 고객수는 약 70만명에 달하며 158개의 점포에 약 15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작년 9월말 기준 당기순이익은 348억원으로 우리은행 해외 법인 가운데 가장 많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우리소다라은행은 현지 한국기업을 상대로 주로 영업하는 타 은행의 법인과 달리 현지고객 중심의 소매 부문 비중이 높다. 소매 고객 가운데 현지 고객 비중이 95%가 넘는다. 또 우리소다라은행은 현지 대형은행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디지털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은행 방문 없이 모바일로 계좌를 개설하고 각종 쇼핑몰이나 마트에서 E-머니로 결제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에 더해 태블릿 PC를 활용한 방문영업(ODS)을 시행해 고객을 직접 찾아가 상담하거나 계좌 개설 및 카드발급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