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00312/art_15843476262513_5dd75d.jpg?iqs=0.087513195043386)
[FETV=유길연 기자] 한국은행이 16일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0.50%포인트 전격 인하를 단행했다. 이로써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사상 처음으로 ‘0%대 시대’에 진입하게 됐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후 4시 30분 임시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하를 이처럼 결정했다. 앞서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금리인하한 사례는 '9·11 테러' 직후인 지난 2001년 9월(0.50%포인트 인하)과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08년 10월(0.75%P 인하) 두차례 뿐이다.
이번 한은의 결정은 지난달 27일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후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확산되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실물경제 위축이 빠르게 심화하는 데 따른 대응이다.
금통위는 이날 의결문에서 "지난 통화정책방향 결정 이후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심화됐다"며 "또한 그 영향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주가, 환율 등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크게 증대되고 국제유가가 큰 폭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따라 금통위는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확대해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고 성장과 물가에 대한 파급영향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인하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주체들의 공포 심리를 잠재우기 위해선 정부의 재정정책과 함께 통화 당국도 적극적으로 경기 부양에 나서야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정부는 이미 추경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해 17일 국회 본회의 심사를 앞두고 있다. 이에 한은도 큰 폭의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시장에서는 한은의 금리 인하폭은 0.25%포인트 수준으로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외국인 자금 유출이 불어난 상황에서 금리 인하 폭이 커지면 자금 유출이 더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가격 상승 우려도 금리 인하폭을 키우는데 있어 부담 요인이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날 ‘제로금리’ 수준으로 인하를 단행하자 한은도 ‘빅컷’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15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기존 1.00%~1.25%에서 0.00%~0.25%로 1%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당초 0.50∼0.75%포인트의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예상보다 큰 수준의 인하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