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이 푸르덴셜생명 인수 본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보험사 인수합병(M&A)이 비은행계열사 경쟁력 강화의 핵심 부문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http://www.fetv.co.kr/data/photos/20200311/art_15839905929479_d0fabb.jpg)
[FETV=유길연 기자] 푸르덴셜생명 인수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던 우리금융그룹이 본입찰에 깜짝 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4대 금융그룹의 비은행부문 강화에서 보험사 인수 ·합병(M&A)이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 KB 우리, 푸르덴셜생명 인수전 참여
우리금융의 최대 계열사 우리은행은 푸르덴셜생명 인수 본 입찰에 참여하는 IMM 프라이빗에쿼티(PE)에 인수금융을 주선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IMM에 인수금융을 주선하는 것일 뿐 아직 지분 인수 참여를 결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투자금융(IB)업계는 우리은행이 인수금융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IMM 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뛰어들 것이라 보고 있다. 우리금융이 지난해 예상을 뒤업고 롯데카드 본입찰에 등장해 인수에 성공한 사실이 이러한 예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작년 롯데카드 인수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본입찰에 뛰어들어 지분 인수에 성공했다. 당시 MBK는 롯데지주가 보유한 롯데카드 지분 79.83%를 1조3810억원에 인수했다. MBK와 우리은행은 각 60%와 20%의 지분을 나눠 가졌고 우리은행은 MBK에 7000억원 상당의 인수금융을 주선했다.
푸르덴셜생명은 '알짜 생보사'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자본적정성이 우수하다. 현재 푸르덴셜생명의 지급여력비율(RBC)은 505.1%로 생명보험업계 1위다. 또 변액보험과 보장성보험 위주로 성장해 고수익 구조의 상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작년 9월말 당기순이익도 1465억원으로 업계 7위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의 인수에 성공하면 지주사 재출범 후 처음으로 보험업계에 진출하게 된다. 푸르덴셜생명의 일부 지분을 인수 한 후 지분 비중을 늘리면 우리금융의 비은행부문 경쟁력 강화도 더 속도를 낼 전망이다. 작년 우리금융은 자산운용사 2곳과 부동산신탁사 1곳, 롯데카드 지분를 사들인 바 있다.
KB금융그룹도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의 핵심 경쟁자다. KB금융은 M&A로 비은행부문 강화를 통해 신한금융그룹을 제치고 ‘리딩금융’ 타이틀을 찾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양궁 게임이라고 하면 10발 중 남은 한 발을 확실하게 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며 "생명보험 분야를 더 보완해야 하는 것이 어떠냐는 여망이 있다"고 생보사 인수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바 있다.
KB생명은 그룹 내 ‘약한 고리’로 평가받는다. KB금융의 보험부문에서 KB손보는 업계 상위권으로 그룹 내 입지가 크지만 KB생명은 그렇지 못하다. KB생명은 작년 160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두면서 그룹 전체 순익(연결조정 전) 비중의 0.5%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특히 경쟁사인 신한금융의 신한생명, 오렌지라이프의 순익이 그룹 전체의 8%에 달하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적극적인 이유다.
작년 KB금융이 ‘리딩금융’ 전쟁에서 신한금융에 밀린 이유 중 하나는 신한금융의 오렌지라이프 인수였다. 작년 두 그룹의 당기순이익 차이는 917억이고 오렌지라이프 순익 가운데 신한금융이 그룹 순익으로 편입한 액수는 1621억원이다. KB금융이 1000억원대 순익을 내고 있는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면 올해 리딩금융 자리가 누가 될지 알 수 없다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 하나, '8년 침묵' 깨고 더케이손보 인수
하나금융그룹은 지난달 8년 동안의 침묵을 깨고 지난달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하면서 손보업계에 진출했다. 하나금융의 더케이손보 인수 대상 지분은 70%로 매매대금은 약 770억원이다. 하나금융이 M&A에 나선 것은 2012년 외환은행 인수 이후 8년만이다.
더케이손보는 교직원공제회가 100% 출자한 회사다. 자동차보험 전문회사로 출범해 2014년 종합손보사로 승격했다. 자산규모는 업계 하위권을 맴돌지만 가입자의 상당수가 교직원이라는 점과 종합손보사 면허를 갖고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현재 보험계열사가 하나금융 실적에 기여하는 규모는 미미하다. 그룹 내 유일한 보험사인 하나생명의 작년 당기순익은 235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더케이손보를 인수를 통해 그룹내 보험사를 꾸준히 성장시켜 비은행부문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것이 하나금융의 계획이다.
●신한, 오렌지라이프 잔여지분 인수
신한금융은 M&A 대신 오렌지라이프 잔여지분 인수로 보험부문을 강화했다. 신한금융은 올해 1월 오렌지라이프의 잔여지분(40.58%)를 인수해 100%자회사로 편입했다. 신한금융은 작년 지배지분 순이익에 따라 오렌지라이프 전체 순익 2715억원 가운데 약 41%에 해당하는 1094억원을 전체 순익에 포함시키지 못했다. 오렌지라이프가 올해도 비슷한 순익을 얻는다면 신한금융은 1000억원이 넘는 추가 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신한금융은 생보사를 중심으로 4대 금융그룹 가운데 보험부문 강자로 등극했다. 작년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이 그룹 전체 실적에 기여한 순익 규모는 2860억원이다. 이는 4대 금융그룹 가운데 가장 많은 보험사 실적이다. 두 생보사 덕분에 신한금융의 비은행부문의 이익 비중은 34%로 4대 금융그룹 가운데 가장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