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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유통家 ‘주총시즌’ 3대 키워드...전자투표·사내이사·국민연금

13일 GS홈쇼핑 시작으로 정기주주총회 레이스 시작
신세계·CJ·현대백화점 등 전자투표제 전 계열사 도입
국민연금 ‘일반투자’ 변경…적극적 주주권 행사 ‘주목’

[FETV=김윤섭 기자] '코로나19' 사태 속 긴장감이 계속되는 가운데 유통가에도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도래했다. 특히 이번 주주총회는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대안으로 떠오른 전자투표제가 적극적으로 사용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자투표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 지난해 말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일어났던 유통가인 만큼 ‘신규 사내이사 선임’ 안건도 관전 포인트다.

 

◆코로나19 안정장치 ‘전자투표제’ 도입=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주총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올해 유통가에서는 전자투표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전자투표제도는 주주가 온라인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대규모 인원이 몰리는 주총인 만큼 주주들의 편의성 강화와 권익 보호를 위한 조치로 올해 상법 시행령 개정으로 전자투표 인증 수단이 핸드폰, 신용카드 등으로 다양화된 것도 전자투표제 도입이 활발해 지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우선 유통 빅3 중 롯데를 제외한 2곳은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올해부터 7개 모든 상장계열사에 전자투표제를 도입한다. 신세계그룹은 이미 작년부터 전 계열사에 도입을 완료한 상태다. 그러나 롯데그룹은 올해도 전자투표 도입 계획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CJ그룹도 지난 2018년 CJ대한통운, CJ씨푸드에 처음 도입한 이후 지난해 7개, 올해는 8개 상장 계열사 모두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상태다.

 

롯데그룹 상장 계열사 10곳 중 롯데하이마트를 제외한 9곳이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도 전자투표제를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신동빈 회장이 투명경영 강화, 주주가치 제고를 강조한 것 과는 상반된 행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전자투표제가 유통가에도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도입하지 않는 기업들은 이번 코로나19 사태 속 주총 주주들의 참석률이 낮아질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현재 상법상 주총에서 기본적인 안건을 결의하려면 출석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와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특히 감사 선임 안건의 경우 최대 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일명 '3% 룰'이 적용되기 때문에 대주주를 제외한 소액 주주들의 지분으로 의결 정족수를 채워야 한다.

 

대한상공희의소가 국내 302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주주총회 주요현안과 기업애로 사항을 조사한 결과, 코로나 확산에 기업들은 정족수 부족(35.1%)을 가장 걱정하고, 감염 우려와 예방책을 고심(24.1%)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주총 참석에 따른 감염 우려를 줄이기 위해 열화상카메라를 설치하고 마스크·장갑 착용 의무화 등 방역 조치를 할 예정이다. 또 외부 참석자가 많은 주총 특성상 주총 장소를 회사 외부로 변경하는 등의 조치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13일 출발하는 ‘주총’ 레이스…어떤 메시지 나올까= 유통가에서는 GS홈쇼핑을 시작으로 주총레이스가 시작된다. 지난해 연말 대대적인 인사태풍이 분 가운데 새로운 인물들이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이들이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관심이 보이고 있다. 유통 빅3인 롯데그룹, 신세계, 현대백화점의 사내인사 선임과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예고한 국민연금의 도 주목받고 있다.

 

올해 주요 유통가의 정기 주주총회는 오는 13일 GS홈쇼핑이 첫 테이프를 끊는다. GS홈쇼핑은 다음달 13일 오전 9시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고 27일 공시했다. 지난해와 같은 장소다.

 

GS홈쇼핑은 김호성 대표와 오진석 전략부문장 전무, 주운석 대외/미디어본부장 상무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김원식 경영지원본부장 전무와 원종승 정석기업 대표이사 사장도 재선임할 예정이다. 사외이사로는 이인무 KAIST 경영대 교수를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19일에는 호텔신라의 주총이 진행된다. 서울 중구 삼성전자 장충사옥 지하 1층 대강당에서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번 주총에서는 이부진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재선임이 안건이 예정됐다.

 

20일엔 아모레퍼시픽과 GS리테일, 농심의 주총이 열린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번 주총에서 차상균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차 교수는 미국 스탠퍼드대 전기컴퓨터공학 박사 출신으로 1992년부터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빅데이터·인공지능(AI) 전문가로 꼽힌다.

 

GS리테일은 서울 강동구 이스트센트럴타워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한다. 김석환 GS 경영지원팀장 겸 재무팀장(CFO) 사장을 사내이사로, 신동윤 가현회계법인 회계사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임춘성 연세대 산업공학과 교수와 최효성 김&장 법률사무소 회계사를 사외이사에 재선임하는 안건도 상정 예정이다.

 

농심은 이번 주총에서 신규 임원 선임 안건이 없다. 25일은 이른바 ‘슈퍼주총데이’로 주목받고 있다. 신세계와 이마트를 비롯해 현대백화점과 BGF리테일, BGF, 빙그레 등의 주총이 몰려있다.

 

 

신세계는 지난해 임원인사에 따라 차정호 신세계 대표이사, 장재영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권혁구 전략실장 사장과 김정식 지원본부장 부사장을 재선임하기로 했다. 이마트는 베인&컴퍼니에서 스카우트한 강희석 대표를 신규선임하고, 권력구 사장을 재선임한다.

 

 

현대백화점은 정지선 회장을 재선임하고, 장호진 기획조정본부 본부장과 김형종 현대백화점사장을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사외이사에는 노민기 전 노동부 차관을 재선임하고, 고봉찬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를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현대그린푸드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도 상정됐다.

 

BGF리테일은 정기 주주총회에서 홍석조 BGF그룹 회장의 장남인 홍정국 사장을 대표이사(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릴 예정이다. 또 △태양력 발전업 △의약품, 의료용품, 의료기기 도·소매업 △브랜드 및 상표권 등 지식재산권의 관리 및 라이센스업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등 신규 및 해외 사업을 위한 사업 목적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빙그레는 김호연 전 회장과 전창원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 예정돼있다.

 

오는 27에는 롯데그룹의 주총이 대거 몰려있다. 롯데쇼핑과 롯데하이마트, 롯데제과 등의 주총이 예정돼 있다. 신동빈 회장이 호텔과 건설, 쇼핑, 음료 계열사 등기임원에서 사임하면서 새로운 사내이사 선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 말 롯데쇼핑, 롯데칠성, 호텔롯데, 롯데건설 사내이사직에서 사임했다. 롯데쇼핑은 롯데그룹 유통사업의 핵심 계열사로 신 회장이 등기임원직에서 물러난 것은 20년 만이다.

 

신동빈 회장과 이원전 전 유통BU장이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롯데쇼핑은 두 명의 사내이사 자리가 공석이 된 롯데쇼핑은 아직 주총 결의 공시를 하지 않아 후보가 미정이다. 또 사외이사 5명 중 3명의 임기가 22일까지여서 사외이사 신규 선임도 주목된다. 내달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는 최석영 법무법인 광장 고문, 박재완 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장(전 기획재정부 장관), 이재원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3명이다.

 

롯데주류는 지난해 말 음료와 주류 등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서 이영구 대표이사 체제로 개편하면서 이 대표의 재선임 안건이 주총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제과는 신동빈 회장과 민명기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이경훤 롯데중앙연구소 연구소장을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같은 날 주총을 여는 CJ제일제당은 최은석 CJ 경영전략총괄 총괄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윤정환 한국간연구재단 이사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지주사인 CJ는 30일 주총을 연다. 최은석 경영전략총괄 총괄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한다할 예정이다.

 

 

◆'일반투자'로 돌변(?)한 국민연금 주주권 적극 행사할까=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국민연금에 행보에 업계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국민연금이 지난 2월 유통 상장사의 지분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로 변경한 후 열리는 첫 주총이다 보니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이르면 이번주부터 각 상장사들 안건에 대한 찬반 의견을 공개할 예정이다.

 

유통업계 역시 국민연금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민연금은 국민연금은 롯데쇼핑·이마트·현대백화점의 지분을 각각 6.1%, 12.74%, 12.49% 보유중이다.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유통업계의 지속적인 문제였던 저배당 정책에 대해 의견을 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유통업계의 시가배당률은 1%대 전후로, 타 업계에 비해 상당히 낮은 편이다.

 

또 국민연금은 지난해 이마트, 롯데쇼핑 등 주총에서 경영성과 대비 임원보수한도가 높다는 지적을 제기한 바 있는 만큼 올해 주총에서 임원보수한도를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지난해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4명 등 7명의 보수한도 총액으로 100억원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해 승인했으며 올해 임원보수한도 총액도 지난해와 동일한 100억원으로 상정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임원보수한도로 110억원을 승인했다. 올해 주총 안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외 각 사별로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에 대한 반대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주총 당시 국민연금은 신세계와 농심 신규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선임 안에 대해 이해관계가 얽힌 곳에 근무한 전력이 있어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