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유길연 기자]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는 지주 사내이사 자리에 손태승 회장 사람으로 알려진 이원덕 부사장을 선임했다. 이번 인사로 우리금융은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한 때 흔들렸던 지배구조를 더욱 안정시켰다는 평가다.
우리금융지주는 지주 출범 후 첫 결산 주주총회 소집을 위한 이사회를 3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된 이 부사장은 오는 25일 정기 주주총회 때 선임되면 임기 1년이 주어진다.
이 부사장은 1962년 생으로 서울대학교를 졸업했다. 한일은행에 입행한 후 우리은행에서 미래전략단 상무, 미래전략부 영업본부장대우, 전략사업부 영업본부장대우, 집행부행장을 역임했다. 이 후 지난달 우리금융 조직개편으로 우리금융지주 전략부문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부사장은 최동수 우리금융 소비자보호 부사장, 이석태 신사업총괄 부사장과 함께 ‘손태승 체제’의 한 축을 담당했던 미래전략단 출신이다. 이들은 손 회장과 함께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 밑그림을 그렸다.
우리금융은 이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배경으로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손 회장의 유고 상황을 대비해 지배구조를 안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회장 유고 시 현재 우리금융 이사회 내에는 사내이사가 한 명도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손 회장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받았다. 연임이 안된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 부사장은 우리은행 경영기획그룹장 및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했다”며 “현재 지주회사 전략담당 부문장으로서 부사장 가운데 최연장자인 점이 고려됐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손 회장을 이을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을 더 확보하려는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권강석 우리은행장 내정자와 함께 이 부사장이 차기 CEO 후보군 중 하나로 거론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사회는 또 지난해 우리금융지주가 우리카드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지주 지분 4%를 매입한 대만 푸본생명에서 추천한 첨문악 이사가 새롭게 사외이사로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첨문악 이사는 대만 출신으로 ABN AMRO, 씨티은행 등 글로벌 리딩뱅크에서 근무한 금융전문가다. 예금보험공사 파견 비상임이사도 임기가 만료돼 김홍태 이사로 변경될 예정이다.
한편 이사회는 결산배당을 주당 700원으로 결의했다. 이번 배당은 우리금융지주(우리은행 포함) 역대 최고 배당수준이다. 또 금융지주사 최초로 이사회 내 위원회로 ‘내부통제관리위원회’를 신설하고 내부통제기준 유효성 검증, 개선방안 모색, 실효적 내부통제기준 등을 제안토록 했다.
우리금융은 오는 25일 개최 예정인 정기 주주총회에서 손 회장 포함 이사 선임건 등 상기 안건을 결의할 예정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사회 중심의 주주 책임경영과 주주·고객 친화적인 정책을 실천해온 우리금융지주는 외국인 사외이사 확대에 따른 이사회의 독립성, 투명성, 전문성 강화를 바탕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