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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원 기업은행장, 김성태 선택...윤용로가 맺어준 '인연'

윤 행장 경제정책국장 근무 당시 김 전무는 윤 전 행장 비서
두 윤 행장, '행시·기재부·축구'가 공통 키워드

 

[FETV=유길연 기자]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조직 2인자 자리인 전무이사에 김성태 IBK캐피탈 대표를 선택했다. 업계는 윤 행장이 공직과 행장직 모두 선배인 윤용로 코람코자산신탁 회장을 통해 김 대표와 쌓은 인연이 이번 인사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기업은행의 전무이사에 김성태 IBK캐피탈 대표를 19일 임명했다. 중소기업은행법 제 26조에 따르면 기업은행 전무이사는 은행장 제청으로 금융위가 임명한다.  

 

당초 전무 자리를 놓고 김 대표와 최현숙 전 기업은행 부행장이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윤 행장은 능력 있는 여성을 중용하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밝힌 만큼 전무 자리에는 최 전 부행장이 오를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김 대표가 전무이사 자리에 올랐다.

 

김 전무는 1962년생으로 대전상고와 충남대를 졸업하고 1989년 기업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부산·울산지역본부장, 경동지역본부장, 소비자보호그룹장, 경영전략그룹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2월 21일에는 IBK캐피탈 대표로 취임했다.

 

김 전무는 기업은행 경영전략그룹장 시절 탁월한 기획력과 업무추진력을 발휘해 2018년 기업은행이 역대 최고 당기순이익을 달성(연결기준 1조 7643억원)하는데 기여한 바 있다. 또 2019년 IBK캐피탈 대표이사로 부임한 후에는 IBK캐피탈의 당기순이익을 전년도 대비 20.2% 증가시키며 설립 후 최대 이익(1084억원)을 달성했다.

 

김 전무는 윤 회장이 기업은행장 재직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경력이 있다. 이 때 김 전무는 윤 행장과 관계를 맺은 것으로 관측된다. 윤 행장은 윤 회장의 행정고시 6기 후배다. 두 사람은 모두 재무부-재정경제원-기획재정부로 이어지는 경제부터 경력도 거쳤다. 

 

특히 윤 행장은 지난 2009년 2월부터 2011년 9월까지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을 역임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진두지휘했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핵심 경제정책 가운데 하나로 중소기업 대출 증대를 꼽았다. 이 당시 기업은행은 윤 회장이 지휘봉을 잡고 있었다. 

 

이 때 두 사람은 정책 실행을 위해 긴밀히 협력했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2008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위기로 모든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줄일 때도 기업은행은 오히려 늘렸다. 2009년 기준으로 은행권 중기대출 순증액의 60%를 기업은행이 차지했다. 

 

또 두 사람은 축구를 좋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과거 재부무의 가장 중요한 행사 중 하나가 춘계체육대회에서의 축구대회다. 이 전통은 이후 재경부-기재부까지 이어지고 있다. 재무부 때부터 '운동 못하는 직원은 일도 못한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체육대회에서 기록한 성적이 곧 실적이라는 분위기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윤 회장은 재무부 이재국 시절 레프트 윙으로 뛸 정도로 축구팀의 핵심 멤버였다. 윤 행장도 기재부 축구팀에서 주축이 돼 뛰었을 정도로 공직사회에서 스포츠 마니아로 유명하다. 업계는 두 사람이 '축구'를 통해 관계를 쌓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무는 은행의 서열 2위로 통한다. 때문에 전무는 행장의 경영방침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만약 전무가 행장과 이견이 생기는 일이 자주 발생하면 그만큼 은행 경영 전반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행장이 전무가 될 인물의 생각과 특징을 잘 알고 있어야 하는 이유다. 특히 윤 행장은 기업은행 조직 경험이 없다. 외부 인사로서 내부 인물 가운데 전무를 선임해야 하는 윤 행장의 입장에서는 전무 선임이 더욱 어렵다. 

 

따라서 윤 행장은 인사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서 윤 전 행장의 추천을 참고했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김 전무는 관료 출신인 윤 전 행장의 비서로서 업무를 매끄럽게 처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윤 행장이 김 전무를 높이 평가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