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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상생’과 ‘건정성’ 두마리 토끼 잡다

中企대출 늘리고 자산건전성도 개선...수익성 회복 꾀해

 

[FETV=유길연 기자] IBK기업은행이 지난해 경기 침체속에서도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고 자산건전성을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와 저금리 기조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중소기업 대출을 늘려 국책은행으로서 역할을 다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지난해 말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1.28%로 1년 전(1.32%)에 비해 0.04%포인트 하락했다. 기업은행의 총 여신 가운데 부실등급에 해당하는 여신의 비율이 1년 사이에 하락했다는 뜻이다.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자산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다. 금융당국은 은행이 대출채권, 지급보증 등 보유하고 있는 모든 여신의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금융감독원장이 정한 기준에 따라 여신의 건전성 정도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의 5단계로 분류한다. 고정이하여신은 이 가운데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에 해당하는 여신을 뜻한다.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줄어든 이유는 총 여신 규모의 증가폭이 고정이하여신의 증가폭에 비해 더 컸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의 작년 말 총여신 규모는 약 219조9940억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약 7%(13조7680억원) 늘었다. 반면 고정이하여신은 같은 기간 약 3%(930억원) 늘어난 2조820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여신 규모가 고정이하여신에 비해 두 배 넘게 빠른 속도로 늘어난 셈이다. 특히 작년 9월 말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지난 2018년 말에 비해 9%(2450억원) 급증한 2조9720억원을 기록했지만 연말에 건전성 관리에 집중한 결과 규모를 1500억원 넘게 줄였다.  

 

질적 측면에서도 고정이하여신이 개선됐다. 작년 말 전체 고정이하여신 가운데 고정 등급 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76%로 1년 전에 비해 1%포인트 올랐다. 상대적으로 건전성 등급이 떨어지는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급이 각각 40억원, 130억원 줄었다. 고정이하여신 중에서도 회수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고정 여신 비중이 높아지면서 전체 건전성이 개선된 것이다.   

 

자산건전성 개선은 연체율 하락에서도 나타났다. 기업은행의 작년 말 연체율은 전년 말에 비해 0.02%포인트 낮아진 0.47%를 기록했다. 연체율 개선은 대부분 중소기업대출로 구성되는 기업부문 연체율 하락이 이끌었다. 작년 말 가계 부문의 연체율은 1년 사이 변동이 없었지만 기업 연체율은 0.02%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기업은행의 작년 말 연체율은 지표가 크게 악화된 작년 3분기 말(0.62%)에 비해 0.15%포인트 하락하면서 개선됐다. 대손충당금 전입액 규모는 1년 사이 1.5% 늘었지만 건전성 악화로 인한 것은 아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업은행의 4분기 대손충당금은 3분기에 이어 늘었다”며 “하지만 이는 통상 4분기에 상각 규모 확대로 인한 계절성 증가분이므로 건전성 악화 때문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당초 기업은행의 자산건전성은 연말에 더욱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기업은행의 대출채권은 대부분 중소기업으로 이뤄진다. 비상장기업이 다수인 중소기업은 보통 연말이 돼야 기업실적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연말에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건전성 평가를 할 수 있기에 기업은행의 건전성 변화도 이 때 커질 수 있다. 

 

작년 우리나라 경제는 기록적인 침체를 겪었다. 침체의 여파는 대기업 보다 중소기업에 바로 전달됐다. 중소기업의 실적 악화로 기업은행의 건전성도 악화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 이유다. 특히 기업은행은 작년 3분기 각종 건전성 지표들이 악화됐기에 우려는 더 커졌다. 하지만 기업은행은 예상을 깨고 건전성 개선을 이뤄냈다. 

 

자산건전성 개선과 함께 기업은행은 작년 경기 침체에도 중소기업대출을 크게 늘렸다.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162조727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7%(11조1440억원) 증가했다. 이는 국내 은행 가운데 중소기업 대출 1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작년 초부터 중소기업 대출을 꾸준히 늘려온 결과다. 기업은행의 총 대출 규모도 같은 기간 6.9% 늘었다.   

 

기업은행은 작년 경제 불황과 저금리 기조로 수익성 하락에 직면했다. 기업은행의 당기순익(별도기준)은 전년 대비 7.2% 하락한 1조4017억원을 기록했다. 가장 큰 수익원인 이자이익 증가 속도가 일반관리비와 제충당금순전입액 등 비용 증가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의 제충당금순전입액은 1년 전에 비해 7.5% 늘었다. 작년 한해 경기침체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더 쌓은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임금 소송으로 증가한 기타대손충당금도 반영됐다. 또 새로운 회계기준(IFRS16) 도입으로 임차료와 사내복지출연금이 늘어 일반관리비가 같은 기간 5.8% 늘었다. 

 

반면 이자이익은 1.3%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자자산에 대한 수익률을 측정하는 순이자마진율(NIM)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의 작년 NIM은 1.83%로 전년 대비 0.09% 하락했다. 4대 시중은행에 비해 하락폭이 컸다. 코리보금리와 연동되는 기업대출 비중이 높아 시중금리 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기업은행은 이익이 줄어도 중소기업 대출을 더 늘리고 자산건전성을 개선하는데 노력했다. 기업은행은 올해도 이러한 기조를 이어가면서 수익성도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기업은행은 급격한 시장금리 하락으로 NIM이 하락하는 등 작년 순익이 줄었다”며 “올해는 지속적인 중소기업 지원과 더불어 중기금융 노하우에 바탕을 둔 혁신금융으로 수익성 개선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