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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미룰 수 없다" 우리금융, 우리은행장 선임 재계...누가 될까?

숏 리스트 3인 중 상업은행 출신 김정기 '유력'

 

[FETV=유길연 기자] 우리금융그룹은 그동안 미뤄졌던 우리은행장 선임을 오는 11일 완료할 계획이다. 우리금융 이사회가 파생결합상품(DLF) 사태에 대한 책임으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연임을 지지하면서 차기 행장 인선도 속도가 붙었다. 

 

‘포스트 손태승’ 후보로 꼽힌 숏리스트 3인(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 김정기 우리은행 집행부행장, 이동연 우리FIS 대표) 가운데 김 부행장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금융 그룹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우리은행장을 비롯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후보 선정 절차를 이번주 완료할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당초 우리금융 임추위는 설 연휴 전에 우리은행장 선임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지난해 말 손 회장은 회장후보추천위원회로부터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선정되면서 그룹 회장과 우리은행장을 분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의 DLF 제재심의위원회가 3번에 걸쳐 열리면서 우리금융은 임추위 일정을 지난달 말까지 완료하기로 미뤘다. 임추위는 우리은행장 숏리크트 3인까지 발표해 제재심 이후 행장 선임에 속도를 낼 준비도 마쳤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금감원 제재심이 손 회장에게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 경고’를 내렸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임원은 금융권 취업이 3년간 제한된다. 이에 1월까지 우리은행장 선임 일정을 끝내겠다는 계획은 또 틀어졌다. 우리금융은 당장 회장을 다시 뽑아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손 회장도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장고에 들어갔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고민 끝에 지난 6일 손 회장의 연임을 사실상 지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사회는 이날 간담회를 열고 “기관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절차가 남아 있고 임원 개인에 대한 제재가 공식 통지되지 않은 상황에서 의견을 내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다"며 "그룹 지배구조에 관해 기존에 결정된 절차와 일정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손태승 체제를 유지할 것이며 금융위의 제재 통보 후 필요하면 법정 소송도 밟을 계획이라는 것이 업계의 해석이다. 

 

 

우리은행장 후보 숏리스트 가운데 유력 주자로 꼽히는 김 부행장은 1962년 충북 출생으로 운호고, 충북대 농업경제학과를 나와 1989년 상업은행에 입행했다. 이 후 우리은행 전략기획부장, 개인고객본부 영업본부장대우, 대외협력단장, 기업그룹장을 거쳐 현재 영업지원부문 겸 인사(HR)그룹부문장을 맡고 있다.

 

김 부행장은 손 회장의 사람으로 통한다. 손 회장은 2017년 우리은행장에 올라 김 부행장을 기업그룹장과 영업지원부문장으로 승진시켰다. 다른 후보들 가운데 유일하게 은행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또 김 부행장이 상업은행 출신인 점도 행장 선임 가능성을 높이는 부분이다. 우리은행 조직 내부의 ‘아킬레스 건’은 출신은행으로부터 비롯된 갈등이다. 정부는 외환위기 이후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을 관리하기 위해 한일·상업은행을 합병해 우리은행을 설립했다.

 

이에 우리은행장은 이 두 은행 출신들이 번갈아 가며 맡았다. 그러나 2011년 상업은행 출신 이순우 전 행장에 이어 이광구 행장이 연달아 행장이 되면서 한일은행 출신들의 불만이 높아졌다.

 

두 출신은행 세력들 간의 갈등은 지난 2017년 이 전 행장의 채용비리 문제로 불거졌다. 당시 채용비리 리스트에 모두 상업은행 출신들만 이름이 올려져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한일은행 출신의 내부 고발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두 출신 은행 간의 갈등이 커졌다.

 

이러한 갈등을 봉합한 인물이 손 회장이다. 손 회장은 2017년 우리은행장 대행직을 맡으면서 우리은행 인사에 ‘탕평책’을 강조했다. 이러한 손 회장의 의지를 고려할 때 상업은행 출신의 김 부행장이 순서에도 맞다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까지 행장직을 겸임했던 손 회장은 한일은행 출신이다.

 

김 부행장은 우리은행에서 ‘전략통’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그는 HR부문장을 맡은 후 우리은행의 경력개발경로(CDP)를 강화하는데 앞장선 걸로 알려진다. 직무를 전문직무그룹, 지원직무그룹, 영업지원그룹 등 3개 부문으로 나눠 직원들이 선택하게 해 전문성을 높였다는 평이다. 또 그는 은행장으로서 필요한 영업 경험도 충분하다. 그는 2009년 신청담지점장을 비롯해 2014년 강동강원영업본부장을 맡은 바 있다. 기업그룹장 경력도 업무 능력을 입증한다. 

 

또 다른 후보인 권 대표는 1963년생으로 울산 학성고, 건국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8년 상업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1999년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합병으로 재출범한 우리은행에서 미국 워싱턴 지점 영업본부장, 무역센터금융센터장, 우리금융지주 홍보실장, 우리은행 대외협력단장 등을 맡았다. 이후 2017년 우리PE 대표를 거쳐 현재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사업 대표를 맡고 있다. 

 

권 대표는 투자금융(IB)업무와 해외 기업설명회(IR) 경험을 바탕으로 은행의 기업투자금융(CIB)과 글로벌 전략 추진에 적임자라는 점을 임추위로부터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IB경력이 많지 않은데도 지난 2017년 우리PE 대표를 맡은 경력이 이를 증명한다.  또 권 대표는 조직 포용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지주와 은행 홍보실장과 대외협력 부문 단장 등을 맡으며 안팎의 의사소통 과정을 두루 조율해본 경험이 풍부하다. 

 

이 대표는 우리금융 내부에서 ‘최장수 임원’ 으로 통한다. 그는 1961년생으로 1977년 강경상고를 졸업한 뒤 바로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우리은행에서는 전략기획단 부장, 중소기업전략 부장, 인사 부장을 거쳐 역삼역지점 지점장, 강남교보타워지점 지점장, 포스코금융센터 센터장을 지냈다. 이후 본점으로 돌아와 여신업무센터 본부장을 맡았고 2015년 말 연금신탁사업단 상무로 승진했다.

 

이후 중소기업그룹 집행부행장, 개인그룹 집행부행장, 국내부문장 대행 등에 올랐으며 2018년 말 우리FIS 대표에 선임되며 자리를 옮겼다. 2019년 4월에는 우리은행의 최고정보책임자(CIO)까지 겸직했다. 이 대표는 우리은행에서 손꼽히는 전략 기획통 출신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CIO를 역임하면서 우리은행 차세대시스템 가동 1년째인 작년 5월 은행 출범 18년만에 처음으로 월간 전산장애율 제로(0) 기록을 이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