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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 서프라이즈’ 에도 증권사가 웃지 못하는 이유?

 

[FETV=조성호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지난해 당초 시장 기대치를 뛰어 넘는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다. 이 같은 호실적 배경으로는 투자은행(IB) 부문과 자산관리(WM)로 수익원을 다각화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올해 금융당국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제 강화가 본격 시행되고 최근 ‘라임사태’에 따른 시장 위축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증권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작년 실적의 상당 부분을 부동산 PF 등 IB부문이 이끌어온 것을 감안하면 올해 전망은 낙관적으로 볼 수 없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등은 지난해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7272억원, 당기순이익 633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1.95%, 43.66% 증가했다. NH투자증권은 작년 영업이익 5754억원, 당기순이익 4764억원으로 6.5%, 31.8% 증가했으며 삼성증권 또한 같은 기간 영업이익 5175억원, 당기순이익 319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3.0%, 17.3% 늘었다. 메리츠종금증권 역시 지난해 6799억원의 영업이익과 554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면서 전년 대비 27.7%, 27.9% 증가했다.

 

증권사들은 이 같은 실적 상승 바탕으로 공통적으로 IB부문의 성장을 꼽았다. 미래에셋대우는 “해외법인 및 IB 수익 증대 등으로 영업이익이 늘었다”고 설명했으며 NH투자증권 또한 “운용 및 이자수익 개선과 IB관련 수수료 수익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자기자본투자(PI)와 IB 부문에서의 실적 호조에 따른 이익 증가를, 메리츠종금증권은 IB뿐만 아니라 트레이딩·홀세일·리테일 등 다양한 대체투자 부문의 성장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다만 올해 전망은 고성장을 기록한 지난해와 달리 긍정적이지 않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금융당국이 올해 부동산 PF 규제 강화를 본격 시행하는 데다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등 금융사고 여파가 이어지며 시장 위축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들 4개 증권사의 올해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1조923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조865억원보다 7.79%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영업이익 컨센서스 역시 2조4681억원으로 작년(2조5000억원)에 비해 1.28% 밑도는 수준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부동산 PF규제가 발표된 데 이어 지난 1월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IB신용공여 대상인 중소기업 범위에서 SPC와 부동산 관련 법인을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다”면서 “최근 대형사의 실적이 부동산 IB와 더불어 성장했음을 감안했을 때 관련 규제는 우려할 만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채권관련수익이 올해부터 금리의 하방압력이 높아지면서 감소하고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수익도 상반기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고수익 자산으로 분류됐던 부동산 PF 사업의 위축 가능성이 높아졌고 증권사의 자본여력 또한 소진되면서 추가적인 자산 성장 가능성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이 형성됐다”며 “증권사 이익 성장을 견인했던 IB와 PI부문에서의 수익 둔화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 확산 우려에 따른 증시 부진도 어느정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사상 최대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이들 4개 증권사들의 주가는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이들 4개 증권사들의 주가를 살펴보면 미래에셋대우는 전 거래일보다 1.99% 하락한 689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NH투자증권 또한 3.07% 떨어진 1만10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증권 또한 전날보다 0.42% 하락한 3만5250원, 메리츠종금증권은 0.81% 내린 3660원에 마감됐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 공포가 확산됨에 따라 설 연휴 증권업 주가는 더욱 크게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며 이는 “사스(SARS)나 메르스(MERS)와 같은 전염병 사례에서 소비 위축 등으로 경기가 둔화된 점, 장기화될 경우 증시 부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만 “공포 국면이 지나가면 증권업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증시 지표가 개선되고 있고 지난해 4분기 실적도 기대치를 상회한 점 등은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