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원 IBK기업은행장(왼쪽 두 번째)이 6일 경기 성남시 분당에 있는 메모리얼파크에서 故 강권석 은행장의 묘소를 찾아 헌작하고 있다. [사진=IBK기업은행]](http://www.fetv.co.kr/data/photos/20200102/art_15782889483456_587f31.jpg)
[FETV=유길연 기자]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출근 저지 이틀째인 6일 고(故) 강권석 행장을 추모했다. 행장 취임 이후 두 번째 공식 일정이다. 업계에서는 관료출신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윤 행장이 임기 초에 같은 관료인사 출신 행장으로서 기업은행을 크게 성장시킨 고 전 행장을 추모하면서 향후 각오를 밝힌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업은행에 따르면 이날 윤 행장은 경기 성남시 분당에 있는 메모리얼파크를 찾아 강 전 행장을 추모하고 고인의 업적과 뜻을 기리는 시간을 가졌다.
윤 행장은 “시중은행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중소기업금융 리딩뱅크로서 지금의 기업은행을 만드는 데 초석을 놓으신 분”이라며 “고인의 유지를 이어받아 혁신금융을 통해 국가경제의 근간인 중소기업의 발전을 지원하고 나아가 기업은행이 초일류 은행으로 발돋움하는 데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고 밝혔다.
강 전 행장은 지난 2004년 제20대 은행장에 취임해 2007년 제21대 은행장으로 연임했다. 하지만 같은 해 11월 지병으로 별세했다. 그는 행정고시 14회로 공직에 입문해 기획관리실 사무관을 시작으로 이재국, 증권국, 보험국 등 주요 요직을 거쳐 금융감독위원회 증권선물위원, 금융감독원 총괄 부원장 등을 지냈다.
강 전 행장은 기업은행장으로 취임한 후 기존의 관료 출신 은행장들과는 달리 파격적인 공격 경영을 펼쳤다. 그 결과 기업은행을 순익 1조 클럽에 가입시키는 성과를 냈다. 이로 인해 강 전 행장은 시장과 정부 모두로부터 검증된 최고경영자(CEO)로 꼽혔고 국책은행장으로서는 수 십년 만에 연임에 성공했다. 그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은행장들이 기일에 임원들과 함께 추모식을 갖는 등 후배 은행장들과 임직원들로부터 지금까지 존경받고 기억되는 행장이다.
따라서 윤 행장은 이번 추모를 통해 ‘낙하산 인사’ 논란을 종식시키고 강 전 행장처럼 기업은행을 한 단계 도약시킨다는 다짐을 보인 것으로 관측된다. 관료출신 인사라고 해서 기업은행을 이끌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를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윤 행장도 강 전 행장과 같이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경제·금융은 물론 중기 정책에도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며 “기업은행의 정책금융기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관료출신 인사가 기업은행장으로 선임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노조는 ‘관치 금융’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시중은행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기업은행 수장 자리에 은행 내부 사정을 모르는 정부 인사가 오는 것은 회사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청와대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윤 행장을 선임하자 지난 3일 노조는 출근저지 투쟁을 통해 윤 행장을 첫 출근길에서 돌려세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