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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투데이] 연임 성공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누구?

'글로벌' '소통'의 대가...우리금융지주 부활 이끌어

 

[FETV=유길연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사진>은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로부터 30일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됐다. 사실상 연임에 성공한 셈이다. 

 

손 회장은 ‘글로벌’과 ‘소통’의 대가로 통한다. 날카로운 판단과 구성원과의 끊임없는 대화로 우리은행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고 우리금융 지주사 출범을 이뤄낸 인물로 평가받는다. 

 

■ ‘손태승=글로벌·전략’ 존재감

 

손 회장은 1959년 광주 출생으로 전주고와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 법학 석사과정을 거쳐 1987년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손 회장이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한일은행과 한국상업은행이 합병 후 2001년에 출범한 우리은행에서다. 손 회장은 우리은행에서 '손태승=글로벌·전략통‘ 이라는 인식을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시켰다. 

 

손 회장은 2003년 43세에 '최연소' 전략기획부장으로 승진해 외환위기 이후 부실화된 은행을 재건하는 일에 참여했다. 이 때 그는 신현석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이동연 중소기업그룹 상무와 함께 이덕훈 전 우리은행장의 총애를 받던 ‘전략기획팀장 3인방’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후 미국 LA지점장을 거쳐 2010년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담당 상무로 승진했다. 2014년에는 은행 글로벌사업본부장을 맡으면서 부행장으로 올라선 데 이어 2015년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는 그룹장에 올랐다. 이 때 손 회장은 우리은행의 해외사업을 크게 성장시키는 데 주역으로 활약했다.

 

현지 금융사를 인수합병(M&A)하는 등 적극적 해외진출을 추진해 2013년 말 64곳에 불과했던 우리은행 글로벌 네트워크를 2017년까지 25개국 281곳으로 크게 늘렸다. 기존에 동일한 방식으로 해외에 진출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각 국가에 적합한 방식으로 전략을 세운 것이 적중했다는 평가다. 

 

 

■ ‘소통’ 능력, 우리은행 최대 위기에서 진가 드러내

 

글로벌 부문에서 승승장구하던 손 회장은 우리은행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구원투수’로 등판하게 된다. 2017년 3일 이광구 전 행장이 채용비리 사건으로 행장 직에서 물러났다. 손 회장은 바로 행장 대행직을 맡았고 11월 30일 우리은행장에 내정됐다. 

 

손 회장이 우리은행장으로 취임한 후 당면한 최대 과제는 바로 출신은행 차이에 따른 내부 갈등 문제였다. 이 전 행장의 채용비리 문제는 당시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 사이의 갈등과 연관돼 있었다. 손 회장은 한일은행 출신이지만 두 내부 갈등에서 한 발 물러나 있는 인물로 계파 봉합의 적임자로 평가받았다. 

 

특히 그의 포용적 리더십은 조직 갈등 국면에서 빛을 발했다. 그는 평소 소통을 중시하는 덕장으로 평가받았다. 손 회장은 행장 취임 후 지난 1년간 전국 46개 영업본부를 모두 찾아 직원들을 만났다. 

 

끊임 없는 소통 끝에 손 행장은 내부 갈등을 봉합하고 능력 중심의 새로운 은행 인사제도를 수립했다. 특히 공정한 채용을 위해 7중의 안전장치를 도입했고 채용 전 과정을 외부 전문 업체에 위탁하는 등의 채용 지침을 수립해 채용비리 가능성을 원천차단했다. 

 

이러한 손 회장의 구원 등판은 바로 성과로 이어졌다. 행장 취임 후 1년이 지난 2018년 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조 332억원으로 취임 직후인 2017년(1조 5121억원)에 비해 약 34%나 늘었다. 이로 인해 우리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ROA)도 같은 기간 0.44%에서 0.60%로 올라 자산 활용의 효율성도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명목 순이자마진(NIM)도 1.47%에서 1.52%로 올라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향상됐다. 

 

손 회장은 이러한 실적 향상을 바탕으로 올해 초 우리금융지주를 출범시켰다. 우리금융은 2014년 민영화를 위해 지주사 체제가 해체된 후 4년 만에 부활했다. 손 회장은 우리금융 회장 겸 우리은행장을 맡았다.

 

출범 직후의 어수선함에도 불구하고 우리금융은 올해도 실적 순항 중이다. 우리금융은 올해 3분기 누적 순영업순익으로 5조2700억원을 거둬 경상기준 최대 실적을 올렸다. 글로벌 대가 답게 해외 실적도 크게 올랐다. 우리은행의 올 3분기 누적 해외법인 순익은 904억원으로 KEB하나은행을 꺾고 시중은행 2위로 올라섰다. 우리은행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26개국 463개로 시중은행 1위다. 전 세계 은행 중 20위권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 멀고도 먼 비은행부문 강화....'DLF 사태 리스크'도 과제 

 

하지만 손 회장에게 지주사 체제는 기회이자 또 다른 과제다. 무엇보다 우리금융의 비은행부문의 강화가 급선무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우리금융 전체 당기순이익 가운데 우리은행이 차지하는 부분은 95%가 넘는다. 사실상 우리은행 빼고는 이렇다할 실적을 내는 계열사가 없는 셈이다.

 

특히 증권사들이 최대실적을 내고 있는 상황은 우리금융에 아쉬운 대목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우리금융이 증권사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흘러 나오고 있다. 인수 후보군으로 몇 개의 중형증권사들이 오르내리고 있다. 또 올해 우리금융은 우리은행 기업금융(IB) 부문과 우리종금 IB 부문을 합친 CIB 조직을 출범시켜 증권업 진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우리금융에 맞는 매물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따른 리스크도 손 회장이 풀어야할 숙제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DLF는 해당국의 금리가 크게 떨어지면서 손실율도 크게 불어났다. 이에 최근 금융당국은 다음달 16일 DLF 사태와 관련한 징계 수위를 논의·결정하는 제재심의위원회를 앞두고 손 회장에게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 경고’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제재심에서 중징계를 확정하면 손 회장은 연임은 물론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주주총회가 3월에 이뤄지는 만큼 중징계가 결정되면 차기 회장 결정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