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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희망퇴직 칼은 뽑았지만"...현대제철 안동일 사장의 고뇌

현대제철, 사상 첫 명예퇴직 신청 받아…인건비 절감 차원으로 풀이
철강 업계 업황 부진으로 실적부진 겹겹이 쌓여…2020년도 안개 속
발주처는 단가 인상 거부감, 미국의 관세 인상까지 대내외 압박 지속

 

[FETV=김현호 기자] 현대제철이 11월25일부터 임직원을 대상으로 창사이래 첫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이번 희망퇴직의 타킷은 만 53세(1966년 이전 출생자) 이상 사무직 근무자로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 측 관계자는 “희망퇴직보다는 전직 지원프로그램의 성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업무실적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포스코로부터 영입된 외부출신 인사다. ‘적진’으로부터 영입된 만큼 현대자동차그룹 입장에서는 큰 기대감을 품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 침체와 원재료 가격 상승, 경기 악화 등 복합적 요인으로 인해 사측의 실적이 침체기에 빠져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 5년 동안 영업이익률이 10%도 되지 않았다. 특히 2018년에는 지난 4년보다 실적이 더 악화됐다. 현대제철은 2018년 매출이 20조를 돌파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1조261억원, 당기순이익은 4000억원을 조금 넘겼다. 2017년도의 영업이익은 1조3000억원, 당기순이익은 7275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실적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단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률은 5% 미만까지 추락했다.

 

충격적인 2018년 성적표를 받은 현대제철은 외부 인사를 영입해 재도약을 준비했다. 안 사장은 올해 3월 취임하며 3개월 동안 영업이익을 소폭 끌어올렸다. 하지만 1~2분기 당기순손실이 600억 넘게 발생했다. 3분기에는 순손실이 65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 되지 않았며 영업이익도 전년대비 66.66% 줄어든다.

 

원재료 상승의 주요 요인은 전 세계 철광석 생산의 50%를 담당하는 호주와 브라질에서 잇따른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호주는 사이클론 피해가 발생했으며 브라질은 댐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철광석 가격이 70% 가까이 상승했다.

 

업황 부진도 현재제철의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사측은 높아진 원재료 상승만큼 납품 단가를 올려야 하지만 발주사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조선사는 전체적인 업황 부진으로 현대제철이 요구하는 후판(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 가격 인상을 꺼려하고 있으며 현대자동차도 사업 부진 등의 이유로 강철판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고 못 박았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대차그룹과 강철판 단가 인상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상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관세부과도 안동일 사장에게는 큰 부담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21일 국내 철강업체의 용접각관의 관세를 올려 43.91%로 인상됐다. 용접각관은 해양구조물 등에 쓰이는 철강재다.

 

이번 명예퇴직 신청은 실적 부진으로 인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안동일 사장의 고뇌가 반영된 결과라는 게 주된 관측이다. 현대제철 측은 희망퇴직 신청자에게 최대 3년치 기본급과 기본급의 250%에 달하는 성과급, 일시 위로금 250만원, 자녀 1인당 1000만원의 교육비를 지급한다. 신청 기간은 연말까지다 하지만 특별히 희망퇴직 인원 규모를 설정하진 않았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