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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번 빛나나 손태승 우리은행장의 '위기관리' 능력

DLF 사태 후 선제 대응·상품 첫 수익 발생

 

[FETV=유길연 기자] 최근 우리은행이 판매한 독일 국채 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의 수익률이 플러스로 반등했다. 또 DLF 사태 이후 추진하고 있는 '고객 중심'의 조직 개혁에도 탄력이 붙고 있다. 시장에서는 손태승 우리은행장의 '위기관리' 능력이 다시 한번 입증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지난 5월 판매해 원금 전액 손실 위기까지 몰렸던 독일 국채 금리 연계 DLF 상품의 수익률이 2.2%로 최종 확정됐다. 우리은행에서 판매한 DLF 가운데 손실이 아닌 수익이 시현된 건 이 상품이 처음이다. 해당 DLF의 잔액은 113억원이다. 지난 8월 말 부터 독일 국채 금리가 크게 떨어지면서 우리은행이 판매한 DLF 상품의 손실로 이슈가 됐다. 특히 9월 말에는 우리은행이 판매한 ‘KB독일금리연계전문사모증권투자신탁제7호(DLS-파생형)’ 상품의 손실률이 98.1%을 기록해 원금 전액 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독일 국채 금리가 다시 오르면서 손실률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8일 기준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0.238%을 기록해 9월 말 -0.57%에 비해 0.232%포인트 올랐다. 이에 따라 오는 19일 만기가 돌아오는 우리은행 DLF도 2.3%의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DLF의 수익률이 플러스 반등하자 손 행장의 위기대처가 이번에도 성공을 거둘 것이란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는 지난 9월 DLF 손실률로 논란이 커지자 우리은행 전반을 개혁하기 위한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의 조사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의 선제적 조치였다. 

 

손 행장은 파생상품의 선정부터 판매 후 관리까지 ‘고객 케어(Care) 강화'를 핵심 가치로 설정해 고객 자산관리 체계 개편에 착수했다.  우리은행은 상품선정위원회를 임원급으로 격상하고 외부 전문자문위원을 영입해 상품선정의 전문성을 확보한다. 판매 단계에서는 원금손실형 투자상품 판매제한제도를 도입하고 고위험 사모펀드 판매는 프라이빗 뱅커(PB)로 한정한다. 상품 판매 후에도 자체검증, 리스크 검증, 준법 검증으로 구성된 3중 통합리스크관리 체계로 견제기능도 강화할 방침이다.

 

또 손 행장은 은행원들의 실적을 평가하는 제도인 'KPI'를 바꾸기로 했다. 고객 서비스 만족도, 고객 수익률 개선도 등 고객 중심의 지표에 점수를 더 주기로 했다. 고객을 조금 더 밀착 관리하는 조직도 신설한다. 고객별로 투자 상품 전반을 실시간으로 점검해 상품 수익률이 위험구간에 진입하면 자동으로 알려주는 시스템을 도입한다. 

 

한발 더 나아가 불완전판매 방지 및 고객 선택권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숙려제'와 '고객 철회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투자숙려제도는 고객이 펀드 모집 종료 2일 전까지 투자의사를 숙고할 수 있는 기간을 보장하는 것이다. 고객 철회제도는 펀드 매수체결 후 15영업일 내 고객의 이의제기나 은행의 자체점검을 통해 완전판매로 확인될 경우 고객피해 구제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손 행장은 평소 임직원들에게 "신뢰라는 것은 거울의 유리와 같아 한번 금이 가면 회복에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며 "고객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진심으로 대해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손 행장은 위기 관리 능력은 위기 때마다 빛을 발했다. 특히 지난 2017년 우리은행에 채용비리 논란이 불거졌을 때 행장 대행이라는 직함으로 사태를 수습했다. 당시 손 행장은 공정한 채용을 위해 7중의 안전장치를 도입했고 채용 전 과정을 외부 전문 업체에 위탁하는 등의 채용 지침을 마련했다. 

 

또 이 때 채용비리는 출신 은행 문제로 인한 우리은행 내부 갈등과 맞물려 논란이 됐다. 손 행장은 행장 대리직을 수행하면서 끊임 없는 소통으로 갈등을 봉합하고 은행 자체의 인사체계도 확립했다. 그는 은행 자체 인사도 능력 중심의 객관적 승진인사, 실력을 우대한 공정한 인사이동, 역동적 조직 위한 젊은 인력 전진배치, 신상필벌 명확한 인사원칙 등 확실한 이유를 가지고 단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손 행장의 '위기 관리' 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2018년 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조 332억원으로 손 행장 취임 직전인 2017년(1조 5121억원)에 비해 무려 34%나 늘었다. 우리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ROA)도 같은 기간 0.44%에서 0.60%로 올라 자산 활용의 효율성도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들어서도 우리은행의 호실적 행진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