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유길연 기자] 메리츠종금증권의 올해 상반기 재무건전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위험 부담이 높은 부동산 금융의 편중으로 메리츠증권에 제기됐던 우려도 점차 해소되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올해 6월 말 기준 고정이하자산 비율은 0.41%로 지난해 말(1.39%)에 비해 약 1% 낮아졌다. 이는 대형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하락률이다. 메리츠증권의 고정이하 자산 비율 순위도 같은 기간 1위에서 5위로 크게 떨어졌다.
고정이하자산은 증권사의 대출, 채무보증, 우발채무 등 모든 채권 가운데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회수 가능성이 낮은 자산을 말한다. 고정이하자산비율은 전체 자산 가운데 고정이하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이 비율이 낮을수록 증권사의 자산건전성이 양호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특히 메리츠증권의 고정이하자산 가운데 채무보증 부문의 고정이하자산 비율이 크게 하락했다. 작년 말 메리츠증권의 고정이하 채무보증액 비율은 2.25%였지만 올해 2%가 가까이 하락한 0.35%를 기록했다. 이는 고정이하 채무보증액 규모가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체 채무보증액 자체는 작년 말에 비해 약 17%(1조1025억원)늘어난 7조 6755억원에 달했다. 반면 고정이하에 해당하는 채무보증액은 270억원으로 같은 기간 82%(1210억원) 가량 줄었다. 회수 가능성이 떨어지는 위험 채무보증액은 크게 줄이면서 전체 규모는 키운 것이다.

부동산 금융 비중이 높은 메리츠증권에 있어 채무보증에 대한 위험성은 늘 따라다니는 꼬리표였다. 메리츠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과정에서 시행사가 자금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메리츠증권은 보증을 서 신용을 보강해주고 수수료를 얻는데 집중했다. 이를 바탕으로 메리츠증권은 작년 1분기부터 6개 분기 연속으로 분기순익 1000억원을 넘기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287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상반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가 악화돼 시행사가 부도가 나면 이에 대한 보증을 선 증권사가 부실을 떠안을 위험이 있다. 메리츠증권의 높은 부동산 비중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존재했던 이유다. 지난 6월 금감원이 메리츠증권을 포함한 부동산 PF 비중이 높은 증권사 4곳을 부문조사를 진행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상반기 메리츠증권은 고정이하자산 비율을 축소하면서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다른 지표인 순자본비율(NCR)도 작년 말(676.525)에 비해 315.46%포인트 오른 991.98%를 기록했다. 대형사 가운데 가장 빠르게 올랐다. NCR은 영업용순자본에서 총위험액을 뺀 수치를 필요유지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을 백분위로 표시한다. 수치가 높을수록 건전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는 메리츠증권이 개선된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높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메리츠증권이 높은 실적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부실이 적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도 “그 동안 고정이하로 분류됐던 채무보증액이 올해 들어 정상적으로 회수되고 있기 때문에 재무건전성도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