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190731/art_15643610564061_293621.jpg)
[FETV=유길연 기자]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내리면 이자 상환 부담이 줄어 차주들의 신용카드 사용액이 분기당 5만원이 늘어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다만 금리 하락의 소비 증대 효과는 대출받은 이들의 소득과 대출규모, 유동성 정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은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통화정책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 차입자 현금흐름 경로를 중심으로'라는 보고서를 29일 발간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주담대 금리도 떨어져 차주가 갚아야할 이자도 줄게된다. 이는 차주들의 소비 증가로 이어진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주된 논리다.
보고서는 지난 2011년 3분기부터 2017년 3분기까지 한은 가계 부채 자료에 있는 주담대 차입자 중 표본 선택 과정을 통해 추출된 10만6000여명의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앞서 2011년 6월 연 3.25%이던 기준금리는 2016년 6월 1.25%까지 낮아졌다. 주담대 금리(잔액 기준)는 같은 기간 5.17%에서 3.0%로 하락했다. 분석결과 금리가 1%포인트 하락하면 차주의 신용카드 사용액이 평균적으로 분기당 5만원 증가했다.
이러한 금리인하의 소비 증대 효과는 부채 규모가 많은 차입자일수록 크지 않았다. 부채가 연 소득의 2.42배 이상으로 부채비율이 높은 차입자는 금리가 낮아지자 소비보다 원금을 상환하는데 더 많은 돈을 지불했다. 소득에 따른 차이도 나타났다. 고소득자일수록 금리 인하가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효과가 작았고 저소득자는 그 반대였다.
또 유동성이 풍부한 차입자의 경우 이자 상환액 변화에 따른 한계소비성향은 0.343에 그쳤다. 반면 유동성이 부족한 이들의 경우 한계소비성향이 0.603으로 높게 추정됐다. 한계소비성향이란 소득이 한 단위 늘어날 때 소비가 얼마나 증가하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보고서는 신용카드 이용액, 원금상환액, 이자 상환액의 합을 연 소득으로 나눈 비율이 중간값(0.55) 이하인 대출자들을 유동성이 풍부하다고 판단했다.
송상윤 한은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부채가 많은 차입자는 소비보다 원금상환에 적극적인 만큼 확장적인 통화정책이 차주들의 현금흐름 경로를 악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