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7 (화)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기획시리즈⓵] 푸드뱅크, 백화점·마트 ‘재고식품 재활용’ 나섰다

푸드티비뉴스는 식품기부활동의 증진과 사회복지를 위한 ‘푸드뱅크’ 기획시리즈를 연재한다.

해외 사회복지 선진국의 사례와 사회복지협의회의 연구·분석자료를 토대로 1 푸드뱅크, 백화점·마트 ‘재고식품 재활용’ 나섰다, 2 푸드뱅크, 폐기 식품만 연간 1억 원..신선도 검사체계 구축 시급, 3 푸드뱅크, 누적 기부액 1조 돌파 순으로 푸드뱅크사업에 대한 이해와 제도상의 문제점 등의 내용을 분석·정리한다.

---------------------------------------------------------------------------------------

푸드뱅크 로고

프랑스 의회는 지난 2월 ‘대형마트 재고식품 폐기 금지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마트 재고식품 기부를 강제하는 세계 최초 법안이다. 법안에 따르면 면적 400㎡ 이상인 마트는 팔다 남은 A급 식품을 반드시 자선단체나 푸드뱅크에 기부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벌금 3750유로(약 500만원)가 부과된다. 법안 시행으로 자선단체들은 매년 무료급식 수백만끼를 더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프랑스 푸드뱅크연합 방크 알리몬테어(Banques Alimentaires)의 쟈크 베일레 대표는 “대형마트 기부 식품이 늘면 매년 1000만명이 식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에 이어 이탈리아가 지난 3월 대형마트의 재고식품 기부를 촉진하는 법안을 새로 마련했다. 법안은 “업체들이 식품을 버리기보다 기부하는 것이 더 편해지게 만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첫 단계로 그동안 식품 기부 활성화의 발목을 잡았던 복잡한 세금 규제를 개혁했다.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수준에 따라 폐기물 관련 세금을 삭감해 주는 식이다. 식품 유통 관련 안전 규정도 완화했다. 매대에 있는 식품 중 판매기한(sell by)과 소비기한(use by) 사이에 있는 경우 기부할 수 있도록 바꿨다.

사진=위푸드 공식 페이스북
사진=위푸드 공식 페이스북

덴마크 코펜하겐에서는 마트의 재고 식품을 모아 저렴하게 판매하는 ‘재고품 전문 슈퍼’인 ‘위푸드(Wefood)’가 성업 중이다.

위푸드는 대형마트의 재고 식품을 무료로 제공받아 운영된다. 덴마크 대형 마트 체인 중 하나인 포텍스에서 빵과 가공 식품을 제공하고 있으며, 과일 수입상, 정육업자 등과도 계약을 맺었다.

위푸드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음식물 폐기량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위푸드 측은 “위푸드를 통해 매년 음식물 쓰레기 70만 톤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또 유통기한이 짧은 재고 식품인 만큼 일반 슈퍼마켓보다 30~50% 저렴한 가격에 상품이 판매돼 저소득 소비자의 식료비 부담 역시 줄일 수 있다. 게다가 판매수익 중 일부는 저소득층을 돕는데 사용된다.

덴마크는 음식물 폐기량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지난 5년간 음식풀 폐기량의 25%를 감소 시켰다.

위푸드 슈퍼마켓에 대해 키예르 한센 덴마크 농식품부 장관은 “멀쩡한 식품을 그냥 쓰레기통에 버리는 건 돈 낭비일 뿐 아니라 환경에도 나쁜 영향을 끼친다. 위푸드는 식품 낭비와의 전쟁에 도전장을 던졌다”고 밝혔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유럽의 이 같은 행보는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관련 법안도 없고 대형마트의 식품 기부 실적도 미미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더불어민주당 장하나 의원실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0∼2014년 국내 대형마트 3사(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의 푸드뱅크 기부 실적은 모두 합해 약 53억원으로, 외국계 할인점 코스트코(약 62억원) 한 곳의 기부 실적보다 적었다.

이같은 흐름 속에서 푸드뱅크가 나서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폐기되는 식품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준호 푸드뱅크사업단장(한국사회복지협의회)은 “푸드뱅크 냉동탑차가 직접 가서 가져오기 때문에 물류비용이 들지 않고 위생적으로 안전하다. 푸드뱅크 등을 통한 품질 좋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제품의 기부가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기업이 푸드뱅크 기부를 꺼리는 것은 식품 안전사고 시 (기업의) 이미지가 추락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라며 “사실 법적으로는 민형사상 문제가 없고 보험 처리가 다 된다”고 말했다.

이에 한 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상품은 위생적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최적 온도에서 관리하고 있지만 (상품이)외부로 나갈 경우 쉽게 변질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 백화점 본점 베이커리 매장에서 하루 버려지는 빵은 밀가루 약 40㎏, 일반 소보루빵 40개를 1kg으로 가정하면 1600개에 해당되는 양이다.

관련기사

[기획시리즈⓶] 푸드뱅크, 폐기 식품만 연간 1억 원..신선도 검사체계 구축 시급

[기획시리즈⓷] 푸드뱅크, 누적 기부액 1조 돌파



이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