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수도권 전체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가금류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2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신선 가금류 누적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7% 감소한 3천170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체 신선 농축산물 수출액(8억5천860만 달러) 중 가금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3%를 겨우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11월 중순부터 고병원성 AI가 발생하면서 수출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금농가에서 AI 확진 판정이 나오게 되면 AI 청정국 지위를 잃게 되고 생고기 수출 또한 중단된다. 우리나라는 지난 3~4월에도 AI 사태로 청정국 지위를 잃고 홍콩 등으로의 신선 가금류 수출이 전면 중단된 적 있다.
이에 따라 가공식품 수출업체들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열처리한 가공식품은 AI가 발생하더라도 수출 중지 대상에 포함되지 않지만, 국내외 소비시장이 위축됐던 과거 AI 사태 때와 비춰볼 때 영향이 전혀 없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중화권으로 삼계탕 수출을 시작한 업체들은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올 10월까지 수출한 삼계탕 규모는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6.6% 늘어난 1천709t이다. 미국(-24.9%)과 일본(-6.1%) 수출량은 줄었지만 동남아 및 중화권 수출이 급증했다.
이번에 검출된 AI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사망자까지 낸 H5N6형으로 확인되면서 이제 막 시작 단계인 중국시장 진출 단계부터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관계자는 “과거 AI 사태 때도 청정국 지위가 박탈돼 수출에 영향이 있었다”면서 “멸균 처리된 가공식품은 AI와 무관하기 때문에 영향이 없을 수도 있지만, AI가 장기화 될 경우 국내외 소비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