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심수진 기자] 카카오뱅크가 인도네시아 전략적 파트너인 ‘슈퍼뱅크(Superbank)’의 상장 완료에 맞춰 지분 회계 처리 방식을 전격 재정비했다. 상장 과정에서 발생한 지분 가치 상승분은 실적에 반영하되 앞으로 발생할 주가 변동 리스크는 실적에서 분리해 재무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를 동시에 거뒀다는 평가다.
4일 카카오뱅크의 2025년 실적 발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슈퍼뱅크는 영업 개시 약 1년 만에 고객 수 588만명을 돌파하며 조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카카오뱅크의 모바일 뱅킹 노하우와 현지 생태계(그랩, 싱텔 등)가 결합해 만들어낸 이례적인 속도의 성장이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상장에 따른 지분 지위 변화와 그로 인한 회계 처리 방식의 변경이다. 카카오뱅크는 기존 ‘지분법’으로 관리하던 슈퍼뱅크 지분을 이번 결산부터 ‘기타포괄손익 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FVOCI)’으로 재분류했다. 이는 슈퍼뱅크 상장 완료로 기존 주주 간 계약이 해지되는 등 지분 성격이 변화함에 따른 조치다.
앞으로 슈퍼뱅크의 가치 변동분은 당기순이익에 포함되지 않고 자본 항목인 ‘기타포괄손익 누계액’으로 관리된다. 기업 가치 상승에 따른 자본 증대 효과는 누리되 시장 상황에 따른 실적 변동 리스크는 회계적으로 분리해 경영의 예측 가능성을 확보한 셈이다.
이러한 슈퍼뱅크의 조기 안착은 카카오뱅크가 국내에서 증명한 '플랫폼 수익 모델'의 글로벌 이식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카카오뱅크는 국내 시장에서 가계대출 관리 기조 속에서도 비이자수익 1조원 시대를 열며 수익 구조 다각화에 성공했다. 2025년 비이자수익은 전년 대비 22.4% 증가한 1조886억원을 기록했으며 전체 영업수익 중 비이자 비중도 35%를 넘어섰다.
국내 2670만명의 고객과 역대 최고치인 2000만명의 MAU(월간활성이용자수)를 플랫폼 수익으로 전환시킨 노하우가 인도네시아에서도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출 비교 서비스가 연간 실행액 5조원을 돌파하고 출시 6개월 만에 잔액 1조1000억원을 넘긴 ‘MMF박스’와 같은 투자 상품의 흥행 공식이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되는 양상이다.
카카오뱅크는 슈퍼뱅크의 성공을 발판 삼아 ‘글로벌 뱅킹 모델’ 확장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현재 진행 중인 태국 가상은행 설립 프로젝트에서는 UI·UX 기획과 모바일 앱 구축 등 핵심 기술 역량을 총괄하며 제2의 슈퍼뱅크 성공 사례를 정조준하고 있다.
또한 결제 및 캐피탈사를 타깃으로 한 전략적 M&A를 적극 추진해 기존 인터넷은행이 진출하지 못했던 영역으로 사업 영토를 넓힐 계획이다. 이는 밸류업 계획의 핵심 지표인 중장기 ROE 15% 달성을 위한 중점 과제로 추진된다.
권태훈 카카오뱅크 CFO는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결제 및 캐피탈사를 타깃으로 M&A를 적극 추진해 인터넷 은행이 진출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며 “가시적인 성과를 바탕으로 재무적 기여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