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코스피가 5000선을 넘어서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1·2차 상법 개정이 주주권 보호 강화 신호를 주며 지배구조 개선 논의를 촉진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FETV는 앞선 상법 개정의 효과와 쟁점을 짚고 이어질 3차 상법 개정 논의가 기업과 자본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짚어보고자 한다. |
[FETV=이건혁 기자] 코스피가 1년 만에 두 배 넘게 뛰며 5000선을 안착하자 시장의 시선은 ‘상법 개정’으로 향하고 있다. 지난해 1·2차 개정안이 통과되며 주주권 보호 강화 신호가 뚜렷해졌고, 이를 계기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일부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7일 코스피는 5084.85포인트로 마감했다. 전년 1월 31일 종가(2517.37포인트)와 비교하면 1년 새 두 배 넘게 뛰며 호황을 입증했다. 코스피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2500포인트 ‘박스권’에 갇혀있었다. 하지만 6월부터 3000포인트를 뚫었고 7월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1·2차 상법 개정안 통과, 경제계는 ‘반발’
업계에서는 지난해 상법 개정이 코스피 급등을 이끈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차 상법 개정안은 지난해 7월 3일 국회를 통과했으며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선임 시 3% 룰 적용 ▲전자주주총회 도입 ▲독립이사 제도 등 내용을 담았다.
같은 해 8월 25일 통과된 2차 상법 개정안에는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가 포함됐다. 공포 이후 유예기간 없이 즉시 시행된 조항은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뿐이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개정을 통해 주주 권리를 보호하겠다는 정책 시그널이 분명해졌다고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다만 당시 경제계 반발은 거셌다. 1차 개정안 통과 직후 경제 8단체는 “상법 개정안의 통과를 아쉽게 생각한다”며 “이사의 소송 방어 수단이 마련되지 못했고, 투기 세력 등의 감사위원 선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2차 개정안 통과 때도 비슷한 기류가 이어졌다. 경제 8단체는 “1차 상법 개정 이후 불과 한 달 만에 추가 상법 개정안이 통과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경영권 분쟁 및 소송 리스크가 증가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투기자본의 경영권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보장할 수 있도록 경영권 방어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요구했다.
◇투자업계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요인으로 상법 개정 지목
경제단체의 반발과 달리 시장에서는 상법 개정 이후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일부 완화됐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한국 상장기업의 주식 가치가 해외 대비 낮게 형성되는 현상을 뜻한다.
통상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으로는 기업지배구조가 거론돼 왔다. 지배주주를 견제할 소액주주 권리 보호 장치가 부족하고, 이사회 기능과 기관투자자 기반도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지배주주가 사적 이익을 추구하더라도 이를 견제하거나 교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반복됐다.
실제로 삼일PwC가 2024년 8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독립이사(당시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를 묻는 복수응답 문항에서 ‘경영진 추천’이 37%로 가장 높았다. 특히 자산 2조원 미만 기업에서는 해당 비율이 46%까지 상승했다. ‘기존 이사회 구성원 추천’도 28% 수준이었다.
독립이사가 경영 감시·견제 역할을 맡지만, 후보 추천 단계부터 내부 영향력이 크게 작용할 여지가 있었다는 해석이다. 독립이사 제도가 형식에 그친다는 비판이 이어져 온 배경도 이와 맞닿아 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이남우 회장은 “그동안 우리나라는 투자자 보호가 사실상 없었다”며 “이번 1, 2차 상법 개정에 따라 투자자 보호의 틀이 잡혔다”고 평가했다. 이어 “아직 미완성인 만큼 앞으로 촘촘히 보호 장치를 더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