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이건혁 기자] 우리투자증권에 대한 대규모 증자가 내년에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금융투자업계에서 확산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가 증권·운용 부문을 축으로 한 종합금융그룹 전환을 서두르면서 자기자본 3조원 확보를 통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인가 신청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우리투자증권에 대한 대규모 증자 가능성이 업계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에서는 내년 우리금융지주가 우리투자증권에게 최소 1조원 규모의 자본을 투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우리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1조1910억원 수준이다. 자기자본이 3조원을 넘으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을 신청할 수 있어 1조원에서 최대 1조8000억원 규모의 증자가 단행될 것이라는 기대 섞인 관측도 나온다.

현행 제도상 자기자본이 3조원 이상이면 종투사 신청이 가능하다. 종투사로 지정되면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 대비 100%에서 200%까지 확대되고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한  IB(기업금융)·신용공여·증권대여 등 전담중개업무부터 PB(프라임브로커리지) 업무도 폭넓게 영위할 수 있다. 사업 영역이 넓어지는 만큼 경쟁 구도에서도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우리투자증권이 자기자본 3조원을 확보해 종투사 지정을 받은 이후 조직을 재정비하고 추가 증자가 이어질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자기자본이 4조원에 이르면 단기어음 발행이 가능해져 시장에서 타 증권사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이 다른 증권사보다 주목받는 배경에는 지주사의 적극적인 지원 기조가 자리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올해까지 동양생명·ABL생명 인수와 우리투자증권 편입 등을 마무리해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이뤘고 내년부터는 보다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펼치겠다는 방침이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지난 9월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발표회에서 “지주 차원에서 보면 이번 투자에 증권사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며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자산운용 등이 모험자본 투자에 앞장서고 우리은행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자금 공급자 역할을 할 것”이라 강조했다.

다만 임 회장이 취임 초기부터 추진해온 '종합금융그룹' 전략이 연임 여부에 따라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 임 회장 체제에서 우리금융지주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정부 정책기조와 발 맞춰왔다는 평가가 있으나 우리금융지주 회장직에서 연임이 이뤄진 사례가 없어 향후 구도를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여전히존재한다. 

임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선거 레이스가 본격화되면서 우리금융지주는 당분간 가시적인 증자 작업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주사의 리더십이 확정된 이후에야 본격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할 것이라는 의미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현재 지주와 증권사 간에 증자 시기와 규모에 대해 협의 중”이라며 “구체적으로 정해진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