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이건혁 기자] 한화생명이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에서 최종 후보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전통자산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가진 한화자산운용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한화생명이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 인수를 두고 한화생명과 흥국생명이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한화생명은 한화자산운용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만큼 양사 간 시너지 확대를 기대하며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한화자산운용의 AUM 순자산총액은 금융투자협회 집계 기준 119조8788억원으로, 국내 자산운용사 중 다섯 번째 규모다. AUM은 고객 자산을 기반으로 한 운용 규모를 의미하는 만큼 자산운용사의 덩치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평가된다. 한화자산운용 위로는 삼성자산운용(445조6872억원)·미래에셋자산운용(263조7619억원)·KB자산운용(180조6979억원)·신한자산운용(152조8814억원)이 자리 잡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전체 AUM이 32조6730억원으로 업계 15위 수준이지만 부동산 부문만 놓고 보면 29조7000억원을 운용하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 전체 부동산 AUM이 149조5788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이지스자산운용의 시장 점유율은 19.9%에 달한다.
반면 한화자산운용의 부동산 AUM은 3조2901억원으로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전체 AUM 중 증권 비중이 77.5%에 이를 정도로 전통자산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1위 하우스인 이지스자산운용을 한화생명이 인수하면 증권·리테일 분야에 강점을 가진 한화자산운용의 포트폴리오를 효과적으로 보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지스자산운용이 한화생명 체제에 편입될 경우 기업 문화 차이에서 비롯된 조율 문제나 핵심 인력 이탈 우려가 제기되기도 한다. 대체투자·부동산 운용은 인력 의존도가 높은 분야인 만큼 통합 과정에서의 리스크가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한화자산운용과의 시너지 효과를 감안하면 인수 자체의 이점이 더 크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번 인수전 참여가 한화생명 김동원 사장의 최근 행보와도 맞물린다는 시각도 있다. 해외 M&A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며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는 김 사장이 국내 부동산 1위 운용사까지 인수하며 그룹 내 존재감을 드러내려 한다는 해석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내용이 없어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인수가 결정되면 향후 계획과 목표를 설명드리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