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어떤 기업이든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가 있다. 이들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퍼스트클래스’가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경영진과 임직원의 치열한 고민이 담긴 핵심 매개가 존재한다. FETV는 기업을 상징하는 특정 제품과 사업·프로젝트의 성장 과정과 그에 담긴 노력, 성과를 조명한다. |
[FETV=박민석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국내 최초로 OCIO(외부위탁운용) 조직을 세우고 주택도시기금과 연기금투자풀 등 국내 대형 OCIO를 따내며 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 70조원 규모 연기금투자풀 주간사 재선정을 앞둔 상황에서, 삼성자산운용과의 운용 비중 격차를 좁힌 저력은 투자상품 다변화와 과감한 시도가 뒷받침됐다는 평가다.
OCIO는 사내 최고투자책임자(CIO)의 역할을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등 외부 전문기관에 위탁(Outsourcing)하는 운용 체계다. 운용 보수는 2~5bp(1bp=0.01%포인트)에 불과해 크지 않지만, 위탁 주체가 기금 등 대규모 자금을 가진 기관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최근 저금리·저수익 환경에서 연기금·공제회, 공공기관이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자산운용을 위해 선호하고 있으며, 국내 OCIO 시장 규모는 2022년 말 132조원에 달했다.
◇국내 최대 OCIO 조직·지속된 연기금풀 성과
미래에셋운용은 현재 30여 명의 전담 인력을 보유해 삼성자산운용과 함께 국내 최대 OCIO 인력을 자랑한다. 특히 주택도시기금과 연기금투자풀 두 핵심 OCIO에는 전담 조직(주택도시기금운용본부·투자풀운용본부)을 두고 ‘회사 안의 회사’처럼 독립적 의사결정과 내부통제를 운영한다.
성과도 분명하다. 2014년 주택도시기금 OCIO에 첫 선정된 뒤 2018년, 2022년에도 연속 수임에 성공하며 3연속 계약을 따냈다. 또한 미래에셋운용에 따르면, OCIO를 맡은 이후 지난해까지 10년간 누적 수익률은 38% 수준이며, 매년 연간 실적 평가에서도 꾸준히 벤치마크 대비 초과 성과를 내고 있다.
이어 2021년에는 국내 최대 규모 OCIO인 연기금투자풀 주간사로 선정됐다. 연기금투자풀은 국내 61개 연기금과 50여 개 공공기관이 공동 자금을 맡기면 주간운용사가 이를 관리·배분하는 제도로, 지난 6월 말 기준 운용 규모만 68조2618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삼성운용이 40조5995억, 미래에셋운용이 27조6622억을 맡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은 주간사 선정 이후 삼성운용에 비해 밀렸던 수탁 비중을 빠르게 따라잡았다. 2021년 말 8대2였던 수탁액 구도는 2025년 6월 현재 6대4 수준으로 좁혀진 것이다.
![2021~2025년 6월 삼성·미래에셋운용 연기금투자풀 수탁고 현황 [자료 연기금투자풀성과평가보고서]](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938/art_17582639471099_8d8cd3.png?iqs=0.12617355374669015)
이는 꾸준한 운용 성과와 자산 다변화 전략 덕분이라는 평가다. 실제 미래에셋운용은 연기금투자풀 최초로 대체투자 상품을 도입했고, 지난달에는 모험자본 활성화라는 정부 기조에 발맞춰 벤처투자상품인 ‘LP 첫걸음 모펀드’를 선보였다.
자본시장연구원 관계자는 "주간운용사의 성과에 따라 연기금투자풀에 자금을 맡긴 기금이나 공공기관에서 위탁 규모를 줄이거나 늘릴 수 있다"며 "기금들의 경우 일반 기관투자자보다 운용규모가 크기에 약간의 수익률 차이도 추후 성과에 크게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단위 OCIO 이외에도 올해 서민금융진흥원(6000억원), 건설공제조합(3000억원) 등 공공기관·공제회 OCIO를 잇달아 따내며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증권사 참전한 70조 연기금투자풀 연장 ‘무난’ 전망
하반기 최대 관심사는 이달 말 마무리되는 연기금투자풀 주간사 재선정이다. 올해 입찰에서는 기존 자산운용사(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외에 KB증권에도 문이 열렸다. 증권사의 참여로 평가 기준과 절차도 일부 달라진 상황에서 2곳의 주간사 자리를 놓고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진입장벽이 높은 OCIO 특성상, 조직과 성과를 갖춘 기존 주간운용사의 연장이 무난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게다가 미래에셋운용이 최근 좋은 성과를 바탕으로 운용 규모를 빠르게 확대하며 삼성운용을 추격하고 있어 이전보다 더 많은 수탁 자금을 배정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큰 결함이 없다면 기존 운용사가 유지되는 게 일반적”이라며 “특히 미래에셋은 운용 인력·성과·혁신상품 등에서 두각을 보여 추가 배정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예탁 확대와 투자자산 다변화는 미래에셋이 강조하는 ‘창조적 혁신’의 결과”라며 “앞으로도 공공부문 여유자금 운용의 안정성을 높이고, 새로운 투자 기회를 지속 발굴해 OCIO 시장에서의 우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