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민석 기자] 몸값 10조원에 달하는 국내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기업공개(IPO)에 나서면서 주관사 선정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현 CFO(최고재무책임자)와 인연이 있는 미래에셋증권과 가장 최근 회사채 발행을 주관한 NH투자증권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 올해 난도 최고 수준 RFP…국내외 증권사들 대거 참여
2일 무신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달 중 서류 접수를 마치고 빠르면 오는 10월 중 IPO 주관사를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앞서 무신사는 지난 18일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국내외 주요 증권사 10여 곳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내년 증시 입성이 예상되지만, 국내와 해외 중 어느 시장을 택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무신사 및 재무적 투자자(FI)가 원하는 밸류에이션은 10조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고밸류의 배경에는 가파른 실적 성장이 있다. 실제 연결기준 매출액은 2023년 9931억원에서 2024년 1조 2427억원으로 상승했고, 동기간 영업이익도 적자에서 1028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도 67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1%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도 589억원으로 23% 늘었다.
다만 직전 투자유치(2023년 시리즈C) 당시 인정받은 기업가치가 약 3조 5000억원에 불과해 일부에서는 ‘10조 밸류’가 고평가라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상반기 LG CNS(기업가치 약 7조원)를 제외하면 대형 IPO가 드물었던 만큼, 무신사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증권사들도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IB본부뿐 아니라 CEO·CFO 등 최고경영진까지 직접 관여하며 제안서를 준비 중이며, 특히 무신사가 제시한 10조원 밸류에이션을 시장이 납득하도록 만드는 것이 관건으로 지목된다.
◇ 밸류 부담 속 주관사 경쟁…유력 후보는 미래에셋·NH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을 유력한 IPO 주관사 후보로 꼽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무신사 IPO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최영준 CFO와의 인연이 강점으로 꼽힌다. 최 CFO는 과거 티몬과 SSG닷컴 IPO 추진에 참여한 경험이 있으며, 당시 2건 모두 미래에셋증권과 협업한 이력이 있다.
![최영준 무신사 CFO [사진 무신사]](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936/art_17567952964395_6880f1.jpg?iqs=0.25007600469844027)
NH투자증권은 2023년 11월 무신사가 발행한 100억원 규모 사모 회사채 주관을 맡은 이력이 있다. KB증권 역시 2023년 5월 두 차례에 걸쳐 840억원의 사모 회사채 발행을 주관한 바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DCM(채권 발행시장)과 ECM(주식 발행시장)에서의 인연이 IPO 주관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외국계 증권사에도 RFP를 발송한 만큼, 무신사가 추후 해외 세일즈를 염두에 두고 외국계 증권사가 주관사로 선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무신사는 올해 일본과 중국 진출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싱가포르와 태국 등 동남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IPO 주관사 선정은 최종 발표가 나와야 알 수 있다”며 “다만 주관사 선정 시 정량적 평가 외에도 과거 딜 이력이나 향후 전략적 파트너십까지 고려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