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민석 기자] ‘후발주자’ 한화투자증권이 베트남 시장에서 대형사들을 제치고 성과를 냈다. 2019년 뒤늦게 진출했지만 디지털 리테일 전략에 힘입어 현지 법인 실적이 가파르게 성장했다.
◇대형사 베트남 법인 부진 속 홀로 웃은 한화투자증권
27일 한화투자증권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법인(파인트리증권)의 상반기 순이익 14억87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0억7900만원)보다 37.8% 늘어난 수치다.
눈에 띄는 점은 대형 증권사들의 베트남 법인 실적이 일제히 줄어든 가운데 한화투자증권만 성장했다는 점이다.
실제 증권사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베트남법인(KIS Vietnam)은 상반기 103억5800만원의 순익을 냈지만 전년 대비 24.1% 감소했다. KB증권은 45억5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48.4%) 났고, 신한투자증권도 26억7500만원으로 34.6% 줄었다. NH투자증권 역시 18.6% 감소했다.
![2025년 상반기 베트남 진출 증권사별 재무 및 손익현황 [자료 각사별 반기보고서]](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835/art_17562679779519_86df34.png?iqs=0.2661382598656087)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베트남 증시 회복과 함께 트레이딩·대고객 수익이 늘어난 데다, 디지털 플랫폼 강화와 신용공여 등 리테일 고객 확보 전략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금융' 앞세운 베트남 법인…인수 후 인력·실적 꾸준히 확대
한화투자증권은 2019년 온라인 현지 증권사를 인수하며 베트남에 뒤늦게 진출했다. 주요 대형 증권사들이 2010년대 초·중반에 이미 진출한 것과 비교하면 후발주자였다.
하지만 투자자 맞춤형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WTS(웹트레이딩시스템) 등 디지털 리테일 전략을 앞세워 20~30대 젊은 고객을 집중 공략했다. 이에 위탁매매와 신용공여를 핵심 사업으로 삼으며 위탁매매와 신용공여를 핵심 사업으로 삼으며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실제 2020년에는 주식투자 입문 앱 ‘스톡123(Stock123)’과 MTS ‘알파(Alpha)트레이딩’을 선보였고, 베트남 증권사 최초로 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했다.
2021년에는 소셜 트레이딩 앱 ‘파인X(PineX)’를 출시했으며, 지난해 리테일 채권 판매를 시작하는 등 서비스를 다각화했다. 그 결과 같은해 현지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혁신 애플리케이션’ 증권 부문을 수상했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법인 인수 2년 만인 2021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직원 수도 2019년 29명에서 올해 상반기 113명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현재 베트남 법인은 이준혁 상무가 6년째 이끌고 있다.
향후 전략으로는 파생상품 부문 강화가 꼽힌다. 현재 베트남 법인에서는 지난해 취득한 파생상품 라이선스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커버드워런트(CW) 사업 진출을 준비 중이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리테일 경쟁력 강화와 함께 CW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로벌·디지털' 강조한 장병호 대표 내정자와 시너지 기대
다음달 1일 취임 예정인 장병호 신임 대표 내정자와 시너지도 주목된다. 장 내정자는 1995년 한화투자증권에 입사해 30년간 그룹 계열사에서 금융·전략 부문을 거쳤으며, 최근까지는 한화생명에서 금융비전Unit을 이끌며 디지털 혁신과 글로벌 사업을 주도했다.
![ 한화투자증권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된 장병호 한화생명 부사장 [사진 한화투자증권] ](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835/art_17562715674802_c4074b.jpg?iqs=0.8417757223676756)
특히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현지 증권사 인수를 마친 가운데, 베트남에 이어 인도네시아에서도 디지털 금융 플랫폼 구축에 나서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후발주자인데다 타지에서 신규 고객을 확대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디지털 전략에 집중하면서 어려운 과제를 해낸 셈"이라며 “디지털·글로벌 경험이 많은 장 내정자와의 시너지도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