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지난해 11월 2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반올림 중재판정 이행합의 협약식에서 반도체 백혈병 문제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190105/art_15489357870122_bcfe8d.jpg)
[FETV=김수민 기자] 삼성SDI에서 반도체용 화학 물질을 개발하던 노동자가 또다시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해 11월 ‘반도체 백혈병’ 분쟁이 마무리 된 지 2개월 만이다.
31일 시민단체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에 따르면 삼성SDI 수원사업장에서 반도체용 화학 물질을 개발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선임연구원 황모씨가 지난 29일 서울성모병원에서 사망했다. 황씨는 근무 당시 백혈병을 일으키는 벤젠과 포름알데히드 등 다수의 발암물질에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황씨는 2017년 12월 급성골수성백혈병 진단을 받고 투병해왔으며, 2018년 3월 근로봉지공단에 산업재해 요양급여를 신청한 바 있다.
그러나 공단 측은 아직까지 역학조사 여부조차 알려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황씨는 지난 19일 골수이식에 대한 숙주반응으로 중환자실로 옮겨졌으며, 결국 열흘 뒤인 29일 오후 8시쯤 사망했다.
반올림측은 “황씨의 연구 환경은 너무도 열악했다”며 “발암 물질을 다루는 데 아무런 보호장치도 없었고, 환기도 안 돼 코를 찌르는 냄새에도 보호구도 지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은 지난해 11월 백혈병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를 통해 보상하겠다고 나선 바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를 제외한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SDI 등 계열사에서 발생한 피해들은 포함되지 않았다. 반올림에 따르면 그간 삼성 계열사에서 제보해 온 사례만 104명이며 이중 60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