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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영업익 줄었는데 성과급 잔치 준비?…인건비 부담 확대될까

영업익 감소에도 인건비 31%↑…주가 상승이 성과급 재원 증가로
이연성과급 대상 4배 늘어…실적 없는 인건비 부담 고착 우려

[FETV=박민석 기자] 삼성증권의 상반기 영업이익이 4대 증권사 중 유일하게 감소했지만, 주가와 연동된 성과급 지급에 따라 임직원들이 챙길 성과급은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2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인건비는 33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8% 증가했다. 2분기만 보면 1919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1.8%(463억원) 늘어나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인건비가 400억원 이상 늘었음에도 영업이익은 2799억원으로 전년 동기(3122억원) 대비 10.2% 줄었다. 이에 따라 판매관리비가 총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율(CIR)도 전분기 43%에서 53%로 악화됐다.

 

 

이 같은 인건비 급증에 따라, 삼성증권은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 등 자기자본 상위 4대 증권사 중 상반기 유일하게 역성장을 기록했다.

 

◇31% 늘어난 인건비…임직원 주식연계보상 확대 영향

 

삼성증권에 따르면 인건비가 급증한 가장 큰 이유는 주가 상승에 따른 성과급 재원 증가다. 특히 2분기 인건비 증가분(463억원) 중 약 32%인 150억원 가량이 주가 상승분을 반영한 성과급 재원이었다.

 

특히 성과급 내 주가연계보상 비중 확대가 인건비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삼성증권은 2023년까지 임원 성과급 지급 시 40%를 현금으로, 60%를 주가연계 현금으로 3년간 이연 지급했으나, 금융당국의 보수체계 개편에 따라 지난해부터 주가연계 비중을 75%로 늘렸다. 또한 과거에는 1억원 이하 성과급은 일시 지급했지만, 현재는 규모와 관계없이 전액 이연 지급하도록 변경했다.

 

주가연계 현금 방식은 지급 시점의 회사 주가에 따라 성과급이 변동되는 구조다. 예컨대 지난해 확정된 성과급 중 일부를 2027년까지 나눠 지급하되, 지급 시점 주가가 오르면 더 받고 떨어지면 덜 받는 식이다. 이 때문에 당분기 실적이 부진하더라도 성과급 지급 시점에 주가가 상승하게되면 인건비가 늘어날 수 있다.

 

실제 삼성증권의 주가는 지난 3월 4일(종가기준) 4만5100원에서 6월 30일 7만3600원으로 올해 2분기 동안 약 63% 급등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줄었지만, 상법 개정·배당소득세 분리과세·자사주 의무소각 등 증시 부양정책 기대감으로 주가가 치솟았다.

 

삼성증권측에선 이번 2분기에는 성과급을 실제 지급하지 않고 재원만 적립했다고 밝혔다. 다만 임원과 IB(기업금융)·운용 부문 담당자의 경우 계약에 따라 지급 시기가 달라, 실제 지급 여부는 확인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2분기 늘어난 인건비는 주가 상승에 따른 이연성과급이 반영된 것”이라며 “3분기 역시 주가 흐름에 따라 인건비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주가 상승→인건비 증가 고착화 우려…본업 경쟁력 강화해야

 

이연성과급 대상자가 급증한 상황이어서, 주가 상승에 따른 인건비 증가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증권은 올해 상반기와 달리 지난해말 영업이익은 1조2057억원을 기록하면서, 한국투자증권을 이어 2위에 달했다. 

 

호실적에 따라 이연성과급 지급대상도 늘었다. 2024년 삼성증권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이연성과급 지급 대상은 2023년 말 임원 27명·금융투자업무담당자 55명에서, 2024년 말에는 임원 28명·금융투자업무담당자 221명으로 4배 이상 늘었다.

 

 

향후 지급 대상이 늘어난 만큼, 주가 상승이 이어질 경우 주가연계보상 제도를 운영하는 삼성증권의 인건비 비중 확대는 불가피하다. 이에 실적 기반 없이 주가만 오르면 이번처럼 영업이익이 줄었는데도 임직원 성과급만 늘어나는 ‘역전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삼성증권이 발행어음 인가 등 롯데글로벌로지스·DN솔루션즈 IPO 주관, 리테일·자산관리(WM) 강화 등을 통해 본업 실적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가연계보상은 장기 성장에는 긍정적”이라면서도 “실적 개선 없이 주가만 오르면 반쪽자리 밸류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