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민석 기자] 종합투자계좌(IMA) 인가를 둘러싸고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간 ‘3파전’이 본격화됐다. 강화되는 인가 기준을 피하기 위해 지주사를 통한 유상증자까지 동원해 인가 신청을 추진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IMA 인가가 주가 부양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회의적 시선이 나온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최근 이사회를 통해 최대주주인 NH금융지주를 대상으로 65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신주 상장예정일은 오는 25일로, 상장 예정 주식 수는 3225만8064주(발행 주식 수 대비 약 10.0%) 규모다.
이번 증자는 IMA 인가 요건인 자기자본 8조 원을 충족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다. 특히 내년부터 인가 기준이 대폭 강화되는 만큼, 연내 발행어음 사업 라이선스를 확보해야 한다는 윤병운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분기 말 기준 NH투자증권의 별도 기준 자기자본은 약 7조4000억원 수준이며, 회사는 유증 이후 9월 중 금융위원회에 인가 신청을 완료할 계획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IMA인가를 위해 ▲자기자본(별도기준 8조이상) 요건 ▲사업계획 ▲사회적 신용 ▲대주주 요건 ▲내부통제 시스템 등을 평가한다.
◇발행어음 잔고는 한투 > 미래에셋 > NH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이미 지난달 IMA 인가를 신청하면서 NH투자증권보다 한발 앞서 있다. 이 같이 주요 증권사들이 앞다퉈 IMA에 도전하는 이유는 발행어음 한도 확대에 있다.
IMA계좌란 증권사가 원금을 보장하면서 고객 예탁금을 기업대출·회사채 등 다양한 IB(기업금융)업무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방식의 계좌다. 인가를 받을 경우 자기자본의 200%까지 가능한 발행어음 조달 한도가 최대 300%까지 확대된다. 즉, 자금 조달 능력이 대폭 늘어나면서 IB 및 신사업 투자 여력이 커지게 된다.
실제 지난 1분기 기준 IMA인가에 도전한 3사의 발행어음 잔액은 ▲한국투자증권 17조6052억원(자기자본 9조9650억원) ▲미래에셋증권 7조7023억원(9조8578억) ▲NH투자증권 7조931억원(7조2459억원) 수준이다.
![IMA 인가 주요 증권사별 1분기 자기자본·발행어음 잔고 현황 [자료 각사 1분기 분기보고서]](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832/art_17542853654455_5f6de5.png?iqs=0.7377322792884151)
이 중 한국투자증권은 2017년 발행어음 사업자 1호로 선정된 이후 꾸준히 한도를 늘려와 현재는 발행어음 한도가 11%(2억3248억원) 가까이 남았다.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도 각각 61%(12조133억원), 51%(7조3987억원)의 한도가 남아 있지만 내년 인가 기준 상향을 고려해 서둘러 추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발행어음 잔고가 크다고 해서 인가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라며 "운용 전략과 대주주요건 등이 더 중요한 평가 요소"라고 설명했다.
◇ 불확실한 IMA 수익성…주가엔 제한적 영향
일각에서는 IMA 인가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인가 이후에도 실질적인 운용 성과가 가시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당국이 지난 7월 발표한 IMA 가이드라인을 통해 조달 자금의 일부를 국내 모험자본(벤처·비상장기업 등)에 투자하도록하면서 투자 손실 가능성도 존재한다. 실제 금융위는 해당 투자 비중을 ▲2026년까지 10% ▲2027년 20% ▲2028년 25%로 단계적 상향할 계획이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의 성장성이 둔화된 상황에서 아직 IMA 사업 수익성이 입증되지 않은 만큼 주가 반등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IMA는 명목상 자기자본 레버리지를 확대할 수 있는 제도지만, 성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주가 반등의 기폭제가 되기 어렵다”며 “투자자는 인가 여부보다 인가 이후의 포트폴리오 구성과 리스크 관리 능력을 더 중요하게 평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