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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칼럼] 과장광고로 흔들린 삼성운용의 '품격'

[FETV=박민석 기자] ‘추가 분배금,’ 말만 들으면 뭔가 더 받는 듯한 기분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KODEX S&P500 ETF의 운용 방식을 바꾸며 이 문구를 유튜브 광고 제목에 썼다. 하지만 투자자들과 운용업계에선 “그게 정말 추가 분배금이 맞냐”는 반응이 나왔다.

 

이유는 명확하다. 해당 ETF는 TR(토탈리턴)형에서 PR(분배금 지급)형으로 전환되며, 재투자 방식으로 쌓였던 분배금을 투자자에게 지급했다. 기존 투자자에겐 해당될 수 있지만, 신규 투자자에겐 이미 가격에 반영된 자산일 뿐이다. 결과적으로 ‘보너스’처럼 보이게 만든 문구는 착시를 유발했다.

 

광고는 금융투자협회의 지적을 받은 뒤 철회됐다. 삼성운용은 “금투협에 사전 승인을 받았고, 수정 의견을 받기전 내부 검토 후 즉시 조치했다”고 해명했지만, 애시당초 해당 문구를 걸러내지 못한 점에서 해명은 더 허술하게 들렸다.

 

ETF는 구조의 투명성과 운용의 정직성으로 신뢰를 쌓는 상품이다. 하지만 가장 많은 상품을 보유한 삼성운용이 오해의 소지가 있는 표현을 외부에 노출했다면, 그것만으로도 가볍지 않은 문제다.

 

이번 과장광고는 단순 실수가 아니라 경쟁 압박의 결과이기도 하다. 특히 S&P500 ETF는 대부분 비슷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어, 수수료나 마케팅으로 차별화할 수밖에 없다. 삼성운용도 TR형에서 강조했던 세제 혜택이 사라지자 광고에 힘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운용의 과도한 마케팅이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엔 미국 대표지수 ETF 수수료를 인하하면서 ‘최저가 수수료 경쟁’을 부추겼다는 지적도 있었다. 올해 1분기 광고선전비는 44억원으로, 국내 운용사 중 가장 많았다. 점유율 1위지만, 책임까지 1위였는지는 의문이다.

 

ETF 시장은 상품 간 차별성이 약화되면서 브랜드 파워와 마케팅이 사실상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다. 그렇기에 더욱 1위 운용사의 신중함은 중요하다. '광고라도 세게'라는 발상은 결국 시장의 신뢰를 갉아먹는 결과로 돌아온다.

 

삼성운용은 국내 ETF 시장을 연 주역이다. 최근엔 아시아 최초로 버퍼형 ETF를 출시하는 등 새로운 시도도 꾸준히 선보여 왔다. 그래서 더 아쉽다. 이번 논란이 단순한 해프닝으로 지나가지 않길 바란다. ETF 1위 운용사로서, 이제는 '품격'이라는 단어에 다시 걸맞은 기준과 책임을 보여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