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190105/art_15488915446168_54f83f.jpg)
[FETV=김수민 기자]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 소식에 31일로 예정됐던 현대중공업 임금 및 단체협약 2차 잠정합의안에 대한 노조 찬반투표가 연기됐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인수 추진이 사실이라는 것을 확인한 뒤, 2차 잠정합의한 찬반투표를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며 "대우조선을 인수할 경우 현대중공업과 겹치는 업무를 하는 조합원들 고용불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등 전체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경영이 어렵다며 구조조정을 했던 회사가 이제 와서 막대한 돈을 들여 대기업 인수에 나선다는 사실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2차 잠정합의를 서두른 것도 설 연휴 전 타결을 위해서가 아니라 대우조선 인수 추진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 노사는 지난해 12월 27일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으나 지난 25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됐다.
노사는 부결 나흘 만에 기존 기본급 동결이던 잠정합의안을 기본급 4만5000원(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 인상하는 내용으로 바꾼 2차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으며 31일 조합원 찬반투표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2차 잠정합의안은 기본급 4만5000원(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 인상, 수주 목표 달성 격려금 100%+150만원 지급, 2019년 흑자 달성을 위한 격려금 150만원 지급, 통상임금 범위 현 700%에서 800%로 확대, 올해 말까지 유휴인력 등에 대한 고용 보장 등을 담고 있다.
한편, 지난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산업은행과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현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의 지분 55.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산업은행은 31일 이사회를 열고 해당 안건을 상정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조선업계는 오랫동안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삼성중공업 등 3사를 중심으로 한 빅3 체제를 유지해왔다. 만약 이번 인수가 성사되면 국내 조선업계는 기존 '빅3'에서 '빅2'로 재편된다.
그간 업계에서는 대우조선을 인수할 주체가 사실상 현대중공업그룹뿐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대우조선은 2017년에 이어 작년에도 흑자를 이어가며 어느 정도 경영 정상화를 이룬 점을 고려해 이 시점에 매각 절차가 본격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글로벌 조선업황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대우조선을 인수해야 하는 현대중공업그룹의 부담이 줄어든 점도 매각 추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