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권현원 기자] 하나금융그룹(이하 하나금융)의 주주환원 계획이 호실적을 바탕으로 순항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당초 목표치를 차질 없이 달성한다는 가정 아래 주주환원 속도를 기존보다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증권가 역시 하나금융이 하반기 추가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상반기 순익 2.3조원…하나은행, 그룹 실적 견인
하나금융 상반기 경영실적 발표에 따르면 상반기 2조301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한 실적이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1733억원이었다.
상반기 기준 최근 3년과 비교했을 때 최대 실적이다. 하나금융의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022년 1조7274억원 ▲2023년 2조209억원 ▲2024년 2조687억원이었다.
![신한금융 연도별 분기배당금 변화.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731/art_17538522856524_fe4061.jpg?iqs=0.7162150227999684)
특히 대부분 관계사가 전년 동기보다 순이익이 감소한 가운데 하나은행이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19.1% 증가한 2조85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그룹 전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실제 관계사별로 하나은행과 하나생명(+54.1%)을 제외하면 ▲하나증권(-18.6%) ▲하나카드(-5.5%) ▲하나캐피탈(-86.5%) ▲하나자산신탁(-14.8%) 등 대부분 전년 같은 기간보다 순이익이 줄었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비은행 자회사 이익비중은 12%로, 2020~2021년 기록했던 30%대보다 크게 낮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15.7%보다도 낮은 상황이다”며 “증권 자회사 순이익이 2분기 전분기 대비 58% 감소하는 등 정상화되기까지는 추가적으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나금융은 실적발표를 통해 주당 913원의 분기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시가배당율은 1.0%다. 상반기 기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하나금융의 현금배당 규모는 2022년 800원(시가배당율 2.0%), 2023년 600원(시가배당율 1.5%), 2024년 600원(시가배당율 1.0%)이었다.
또 그룹 이사회는 이날 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매입·소각을 결의했다. 상반기 하나금융은 연초 발표한 4000억원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조기 이행했다. 하나금융은 올해 안에 최소 6000억원 이상의 자사주 매입을 예상하고 있다. 배당가능 주식수 감소에 따라 분기 주당 배당금의 점진적인 증가를 하나은행은 기대하고 있다.
박종무 CFO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매입·소각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그 결과 배당가능 주식수가 줄어들면서 분기 주당 배당금이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총주주환원율 42% 전망…목표 달성 시점 ‘주목’
하나금융의 올해 총주주환원율은 4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총주주환원율 목표치는 2027년까지 50% 달성으로, 최근 3년 총주주환원율은 2022년 27%, 2023년 33%, 2024년 38% 등으로 우상향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추가 결의한 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매입·소각을 기존 신탁계약 방식이 아닌 직접 장내매수를 통해 진행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오는 10월 24일까지 소각을 위해 자사주를 취득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하나금융이 올해 안에 세 번째 자사주 매입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나민욱 DB증권 연구원은 “경쟁사가 주주환원율을 50% 조기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상대적으로 평이했던 자사주 매입 규모다”며 “다만 자사주 취득 방식을 기존 신탁계약에서 취득 방식으로 변경했다는 점에서 하반기 추가 자사주 매입 발표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현재 자본비율과 경쟁사들의 공격적인 행보, 이번에 공시한 자사주의 매입 기간이 오는 10월까지임을 고려할 때 연내 세 번째 자사주 매입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하나금융 역시 주주환원 속도를 기존 대비 높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박종무 CFO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여러 가지 시장 분위기 등을 감안했을 때 2027년 50% 타겟이 고정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달성 시점도 달라질 수 있고, 주주환원에 대한 속도 또한 조금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주환원에 있어서 가장 우선시, 중요한 부분은 그룹의 수익성 부분이다”며 “지속 가능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이에 더해 안정적인 자본비율을 유지하면서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확보한다면 주주환원율에 대해서는 상당히 탄력적으로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감액배당 이슈와 관련해서는 충분히 검토한 상태이나 당국의 정책 진행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CFO는 “감액배당 같은 경우는 연초 이슈 당시 충분히 검토를 했다”며 “다만 감독 당국, 규제 당국의 스탠스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직접적으로 실행하는 부분은 홀딩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관련해서는 “배당소득에 대한 분리과세는 개인투자자에 대한 유입효과가 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현재 타겟으로 하고 있는 배당성향에는 조금 미달하고 있는 수준이지만 총주주환원율을 감안하면 충분히 비율 조정을 통해서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