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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펀드 속속 따낸 한화투자증권 VC…‘적자행진' IB부문 구원투수 될까

모태펀드 GP 4차례 선정…25년 업력·친환경 전략 주효
VC팀, IB부문 직속 운영…‘적자’ IB 내 실적 압박 커질 듯

[FETV=박민석 기자] 한화투자증권이 친환경 모태펀드의 GP(위탁운용사)로 연이어 선정되며 VC(벤처캐피탈)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25년에 이르는 업력과 함께, 친환경을 중심으로 한 운용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다만 최근 VC팀이 적자 행진을 겪고 있는 IB부문 직속으로 편제되면서, 실적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6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VC팀이 운용 중인 펀드 AUM(운용자산)은 4500억원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펀드는 스마트한화KDB경기탄소중립ESG펀드(조성액 1030억원), 2020한화미래환경신기술사업투자조합(217억원) 등 8개가 운용 중이며, 최근 올해 모태펀드 2차 정시에서 ▲탄소중립 ▲자원순환 ▲청정대기 등 환경 분야의 유망 기업 육성 ‘미래환경 스케일업 펀드’(500억원) 운용사로 선정되며 9개로 늘어나게 됐다. 

 

한화투자증권측에 따르면, VC팀에서는 환경과 방산·바이오·IOT 등 다양한 블라인드 펀드를 운용하고 있으며 청산 펀드 기준 Net IRR(내부수익률) 또한 17%로 업계 최고수준 수익률 기록 중이다.

 

◇전체 운용액 중 29%가 모태펀드

 

이 가운데 VC팀이 운용 중인 모태펀드는 3개다. 한국벤처투자에 따르면, 2022년말 기준 한화투자증권이 운용 중인 모태펀드 조성금액은 1303억원으로, 이는 전체 운용액의 29% 수준이다. 모태펀드란 중소·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정부 재정으로 조성하는 대표적인 정책자금으로, 분야별 전문 운용사를 선정해 벤처펀드에 출자하는 사업을 말한다.

 

 

모태펀드는 공공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GP 선정 시 운용역량, 투자실적, 재무 건전성, 출자 목적 부합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까다로운 기준에 충족해야 하는 만큼 한화투자증권이 네 차례 GP로 선정된 것은 VC 분야 경쟁력을 인정받은 결과라는 해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독립 VC보다 증권사 내부 VC 조직이 운용규모나 트랙레코드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한화투자증권은 ESG 채권 발행 및 친환경 펀드 조성 경험이 풍부해 이번 선정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쟁력은 '25년 업력과 친환경 전략'

 

한화투자증권의 VC 조직은 25년에 이르는 업력을 기반으로 꾸준히 성장해왔다. 2000년 계열사인 한화인베스트먼트를 통해 VC 사업을 시작했고, 2016년에는 신기술사업금융회사(신기사)로 등록했다. 이듬해인 2017년 한화인베스트먼트의 VC 부문을 135억 원에 양수하며 본격적인 직접 운용에 나섰다. 이후 IB1부문 산하에 신기술금융본부 VC팀을 구성해 운영해왔으며, 올해 3월 IB1·2부문이 통합되면서 VC팀은 IB부문 직속 조직으로 재편됐다. 현재 VC팀은 김도형 팀장을 포함해 총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측은 별도 VC계열사가 아닌 본사 내 팀으로 움직이는 이유로 IB부문과의 협업 시너지를 꼽았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투자기업의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 채권발행 등 후속 프로세스까지 같은 조직 내에서 원스톱으로 지원할 수 있는 체계가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친환경 관련 펀드 운용에도 강점을 보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2015년 강소신재생에너지펀드를 시작으로, 2020년 한화미래환경신기술사업투자조합, 2022년 스마트한화KDB경기탄소중립ESG펀드 등 지속적으로 ESG 펀드를 조성했다. 이 같은 레코드가 이번 미래환경 스케일업 펀드 GP 선정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스마트한화KDB경기탄소중립ESG펀드'를 통해선 2022년 이후 2024년까지 총 25건, 조성한 1000억의 금액 중 절반 이상을(575억원)을 친환경 기업에 투입했다. 투자 기업으로는 산업단지 태양광 설비업체 ‘아이솔라에너지’, 액화수소탱크 제조사 ‘하이리움’, 반도체 변압기 제조업체 ‘크로커스’, 암모니아 친환경 선박 파워팩 기업 ‘아모지’ 등이 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정부 정책과 ESG 규제를 기반으로 선제적 투자처를 발굴하고 있다”며 “자체 ESG 기준을 수립해 심사 체계에도 내재화한 만큼 ESG 전문 VC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VC 성장세에…'적자행진' IB본부 내 실적 부담 커질까

 

VC팀이 성장세를 보이는 반면, IB부문 실적 악화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한화투자증권 IB부문은 부동산 PF 대손비용과 충당금 설정 등으로 인해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IB부문 영업손실은 557억원으로, 전년(82억원) 대비 7배 이상 늘었다. 이 같이 영업손실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3월 VC팀이 IB본부 직속으로 편제되면서 실적 기여에 대한 기대 역시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사측에선 VC팀이 IB본부 직속으로 편제된 이후에도 “인력 구성이나 업무 범위는 기존과 동일하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펀드 운용보수나 청산 수익만으로는 IB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기에 펀드 운용을 넘어 ‘VC투자 → 투자기업 IPO → IB 딜소싱’까지 연계된 성과 창출 요구가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 한화투자증권 IR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IB수수료 수익 1154억원 가운데 펀드 운용보수를 의미하는 조합관리보수 항목은 6%미만(67억원)에 그쳤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IB본부 직속이 된 이상 다른 IB조직과 같은 수준의 실적 압박을 피하기 어렵다”며 “특히 IB 실적이 저조한 상황에서는 단순 펀드 운용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 아래 딜 연계성과 창출에 대한 기대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