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톱 10 증권사로 도약하겠다” 김원규 대표의 당찬 포부 속에, LS증권(舊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사명 교체 1주년을 맞았다. 최대주주가 LS네트웍스로 바뀐 후 LS그룹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재무와 실적·조직· 전략에서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FETV는 지난 1년간 LS증권의 주요 흐름을 되짚고, 성과와 과제를 점검해본다. |
[FETV=박민석 기자] LS증권이 사명 변경 이후 IB(기업금융) 조직을 대표 직속 체제로 개편하고, 전통 IB 강화에 나서면서 ECM(주식발행시장) 부문에서 일부 성과를 내고 있다. 다만 여전히 낮은 시장 점유율과 부동산 PF 충당금 적립에 따른 후유증으로, 단기간 IB 부문 실적 개선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LS증권은 지난해 7월 조직 개편을 통해 IB사업부 내 기업금융본부를 김원규 대표 직속으로 배치했다. 이후 기업금융본부를 IB1사업부로 격상하고, 기존 IB사업부를 부동산금융을 전담하는 IB2사업부로 재편했다. 기존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전통 IB 역량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현재 ECM과 DCM(채권발행시장)을 총괄하는 IB1사업부는 문형동 전무가 맡고 있다. 그는 LG증권과 노무라금융투자, 사모펀드 운용사 파인우드프라이빗에쿼티(PE) 등을 거친 인물이다. IB2사업부는 정재욱 상무가 총괄하며, 그는 케이프투자증권에서 PF본부장을 지낸 뒤 LS증권에서도 같은 부문을 맡아왔다.
◇ ECM·DCM 실적 개선…점유율은 여전히 1% 미만
IB 조직 개편 후 ECM과 DCM 모두 실적이 증가했다. 특히 유상증자와 IPO 관련 딜이 포함된 ECM 부문에서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LS증권의 ECM 주관 실적은 총 3건, 주관금액은 422억원으로 전년도 0건이었던 것과 달리 성과를 냈다. 셀리드와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의 유상증자 주관이 대표적이다.
인수 부문에서도 개선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ECM 인수 건수는 8건, 금액은 806억원으로 이 중 7건은 유상증자 인수 건이었다. 전년도 LS머티리얼즈 IPO 인수 1건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2023년~2025년 1분기 LS증권 ECM주관·인수 실적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522/art_17485790592889_88b806.png)
DCM 부문에선 건수는 감소했으나, 총액은 소폭 증가했다. 실제 LS증권의 2022년 DCM 인수 건수는 68건, 금액은 1조345억원이었으나, 지난해는 59건에 1조945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LS증권이 향후 그룹 계열사를 대상으로 한 법인영업과 IPO 인수단 참여를 통해 전통 IB 부문에서 추가적인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LS증권은 계열사 IPO에서 주관사로는 참여할 수 없지만, 인수단으로는 참여가 가능하다.
실제 LS그룹은 계열사만 70여개에 달하며, 현재 LS이링크, LS파워솔루션 등 계열사 상장을 준비 중이기에 LS증권이 그룹 내부 거래 기반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LS증권 관계자는 “현재 부동산PF에 집중됐던 기존 IB 포트폴리오를 전통 IB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계열사 뿐 아니라 여러 부문의 딜에 집중해 긴 호흡으로 실적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 PF 충당금 후유증·중복상장 규제…IB 실적 회복 제동
하지만 전체 시장 내 입지는 여전히 미약하다. 지난해 기준 LS증권의 ECM과 DCM 부문 모두 시장 점유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 게다가 LS증권은 올해 1분기 ECM 부문에서는 단 한 건의 주관·인수 실적도 기록하지 못하면서 실적 정체가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전통 IB부문에서 성과를 내고 있으나, 과거 부동산 PF 중심 구조의 후유증으로 IB부문 실적 개선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LS증권의 IB부문 2024년 3분기 누적 영업순이익은 마이너스(-)22억원으로 2021년 1162억원에서 근 3년간 꾸준히 감소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LS증권의 경우 충당금을 충분히 쌓았기에 올해부터 전통 IB 부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면서도 "다만 DCM·ECM 수수료가 워낙 낮기에 대형딜이 쏟아지지 않는 이상, 드라마틱하게 IB부문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중복상장에 비우호적인 금융당국의 움직임도 LS그룹 계열사 상장의 걸림돌로 작용해 IB 부문 실적 개선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지난 4월 한국거래소가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엔무브 상장을 '주주보호방안 보완' 이유로 저지하면서 , SK와 같이 여러 그룹 계열사 상장을 준비 중인 LS그룹도 비슷한 규제를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계열 딜을 통해 초기 성과는 가능하겠지만, 외형 확장을 위해서는 외부 기업 대상 커버리지와 레퍼런스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최근 중복상장 규제 강화 기조도 LS증권 IB 부문의 성장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