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28 (수)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철강·중공업


동국제강, 생산 중단 '초강수'…주 거래처 사정 어떻길래?

건설업계, 수익성 악화 지속으로 자재 원가 절감 추세
올해 철근 수요량, 연간 생산 능력의 절반에도 못미쳐

[FETV=류제형 기자] 동국제강이 '인천공장 철근 생산 전면 중단'을 발표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 26일 인천공장 압연공장 및 제강공장의 생산을 오는 7월 22일부터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동국제강이 밝힌 생산 중단 배경은 '공급 과잉 해소'다.

 

동국제강이 생산을 중단할 정도로 공급 과잉에 직면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주요 거래처들의 상황과 관련이 깊다.

 

동국제강의 주 거래처는 건설, 조선, 철강업계 등이다. 동국제강의 2025년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4.81%), 롯데건설(4.60%), 동국인터내셔널(3.50%), HD한국조선해양(3.27%), 태영인프라(2.71%)은 매출액의 3~5%를 차지하는 주요 매출처로, 업종으로는 건설업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동국제강 주요 매출처 중 건설업계의 불황 추세는 최근 들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의 2025년 1분기 매출액은 1조8139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4526억원 대비 약 25% 감소했다. 롯데건설의 2025년 1분기 매출액도 1조7934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8950억원 대비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2025년 1분기 약 37억원으로 전년 약 398억원 대비 크게 감소했다.

 

현재 건설업계는 원자재비·인건비·토지가격 상승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원가 부담을 분양가 인상으로 해소하기 어려워 건물을 예전보다 적게 건설하며 자재 수요량을 줄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동국제강은 국내 제강사 철근의 총 공급 역량 대비 시장 수요량이 모자란 만성적 공급과잉에 직면했다. 건설 경기 악화로 인한 수요 침체가 2년 이상 장기화됐고 하절기 산업용 전기료 할증과 원료 가격 상승 등 원가부담까지 더해진 삼중고에 처한 상황이다.

 

 

동국제강 인천공장은 연간 철근 생산량 약 1300만톤 가운데 약 220만톤을 담당해 단일 공장 기준으로 국내 철강 공장 가운데 가장 많은 철근을 생산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국내 철근 수요는 798만톤으로 연간 총 생산능력 약 1300만톤에 크게 미치지 못했으며 철강업계는 올해 철근 수요가 지난해보다 더 줄어 약 600만톤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입장문을 통해 "한계원가 이하 가격이 형성된 비우호적 시장 환경 속에서 생산자 측이 판매량 확보를 위해 출혈 경쟁을 지속할 경우 공멸로 이어질 수 있다"며 "단일 공장 기준 국내 최대 생산자로 책임 의식을 갖고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8월까지 시장 상황 변화를 지켜보고 공급과잉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철근 생산 중단 기간 연장을 검토해야 할 상황이다”며 “과잉재고 및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해 더 이상 결정을 미룰 수 없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장 가동 중단 결정으로 7월 22일부터 8월 15일까지 약 20만톤의 철근 공급 감소가 예상된다. 동국제강은 오는 6월까지 50%대 가동을 유지한 후 중단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공급망 안정 및 전방 산업 상생을 위해 사전 계약 물량은 보유 재고를 활용해 차질 없이 공급할 계획이다.

 

한편 현대제철도 지난 4월에 인천공장 철근 생산 라인 가동을 약 한 달간 중단했다.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로 철근 가격이 급락하자 최초로 인위적 감산에 들어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