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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베트남 부진에 발목 잡힌 한국투자증권, 해외법인 수익 개선 ‘과제’

1분기 해외법인 순익 36% 급감…홍콩·베트남 부진 지속
해외법인 순익 비중 11→3%대로 줄어

[FETV=박민석 기자] 한국투자증권의 해외법인 실적이 뒷걸음질 치고 있다. 홍콩과 베트남 법인에서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현지화 전략 없이는 실질적인 수익 개선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 1분기 해외법인 순익 36% 급감…홍콩·베트남 부진 뚜렷

 

22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1분기 해외법인(미국·홍콩·베트남·기타)의 당기순이익은 142억원으로 전년 동기(222억 원) 대비 36% 감소했다. 주요 해외법인 모두 실적이 모두 감소한 가운데, 홍콩과 베트남에서 부진이 뚜렷했다. 미국 IB 법인은 당기순이익 27억원으로 전년 동기(43억 원) 대비 35.9% 줄었고, 홍콩법인과 베트남법인도 각각 39억원(-39.1%), 67억원 (-17.9%)에 그쳤다.

 

특히 홍콩과 베트남 법인에서 2023년부터 실적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홍콩법인의 지난해 순익은 370억원에서 156억원으로 반토막 났고, 베트남도 같은 기간 261억원에서 241억원으로 하락했다. 두 곳은 1분기 기준 각각 자기자본 7772억 원(홍콩), 3360억 원(베트남)으로 한국투자증권 해외법인 중 상위권에 속한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관세 등 거시경제 불확실성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고 했으나, 해외법인별 구체적인 실적 하락 원인은 설명하지 않았다.

 

◇ 해외법인 순익 비중 11→3%로…역행하는 글로벌 전략 

 

같은 기간 국내 실적은 오히려 견조했다. 1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은 44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하며 미래에셋증권(2582억원)을 제치고 업계 1위를 기록했다. 2024년 연간 순이익도 1조1189억원으로 2023년(5966억원) 대비 87.6% 급증했다. 

 

반면 동기간 해외법인 순익 기여도는 하락세를 기록했다. 2023년 11.72%였던 비중은 2024년 6.94%, 2025년 1분기에는 3.17%까지 하락했다.

 

 

이는 같은 기간 해외법인 실적이 급등한 미래에셋증권과는 대조적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1분기 해외법인 세전이익이 1661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전체 세전이익 중 해외법인 비중은 34.6%에 달했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증권은 3% 초반에 머물렀다.

 

해외점포 수에서도 미래에셋증권은 22개, 한투증권은 11개로 격차가 컸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인도시장 진출 등으로 5개 해외법인이 늘어난 반면, 한투증권의 신설법인은 없었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해외진출 전략 차이가 실적 격차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미래에셋증권은 현지 증권사·운용사 인수 등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으로 현지 맞춤형 모델을 구축한 반면, 한투증권은 2022년 미국 종합금융사 스티펄과 합작해 설립한 SF크레딧파트너스를 제외하면 대부분 현지법인 설립에 그쳐 영업력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미래에셋증권은 현지 증권·운용사 인수로 자생 모델을 만들고 중장기적으로 실적을 내고 있지만, 한투증권은 글로벌 IB 상품 소싱이 대부분이고 현지화 전략은 소극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가별 라이선스 체계, 문화적 장벽 등 현실적인 제약 속에 목표 달성이 녹록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인도에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미래에셋증권도 현지 증권사 인수 후 2년이 지나서야 실적이 본격화됐다"며 "국가·전략에 따라 소요 기간이 다르지만, 해외법인 실적이 본격화되려면 긴 호흡의 투자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