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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각축전] KB운용 제친 한투운용, 'AI·美·연금 ETF' 테마로 굳히기

국내 ETF 순자산 3위...개인 맞춤형 해외·장기상품 강점
3년새 순자산 5배 늘어..'최초'·'수익률 높은' ETF 개발 박차

[편집자주] 국내 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순자산 2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ETF가 자산운용사들의 핵심 사업으로 자리잡으면서 테마형 ETF, 인재 영입 등 다양한 전략을 활용한 점유율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FETV는 주요 운용사들의 차별화된 ETF 전략과 향후 과제에 대해 집중 조명해본다.

 

[FETV=박민석 기자] 한국투자신탁운용(이하 한투운용)이 미국과 AI(인공지능), 연금 ETF(상장지수펀드)를 앞세워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개인투자자 맞춤형 장기투자 상품을 내세우며 KB자산운용을 제치고 ETF 점유율 3위에 안착한 가운데, 올해도 차별화 된 상품 공급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한투운용은 최근 ETF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히며 국내 ETF 시장 점유율 3위에 올랐다. 지난 29일 기준 한투운용의 ETF 순자산총액은 15조4791억원, 시장 점유율은 8%로, 이는 4위인 KB운용(7.8%)를 소폭 앞선다. 자체 ETF브랜드 'ACE'를 앞세운 한투운용은 93개의 ETF 상품을 보유 중이며, 대표 상품으로는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ACE 미국S&P500’, ‘ACE 미국나스닥100’, ‘ACE KRX금현물’ 등이 있다.

 

한투운용의 ETF 특징은 해외지수 추종 상품이 많다는 점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전체 ETF 순자산의 약 67%(약 10조원)가 미국·중국 등 해외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ETF 점유율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해외지수 비중 41%)보다 높은 수치로, 이는 해외시장 성장 가능성과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수요를 빠르게 반영한 전략으로 평가 받는다.

 

장기채 ETF 등 퇴직연금에 적합한 장기투자 ETF 상품이 많다는 점도 강점이다. 국내 최초 현물형 미국 장기채 ETF인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와 'ACE TDF2050액티브'가 대표적이다. 한투운용에 따르면, 최근까지도 연금계좌를 통해 ACE ETF를 선택한 신규 자금 유입 비중이 5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계열사 및 기관 고객 위주로 ETF 규모를 키운 일부 대형운용사와 달리, 한투운용은 개인투자자 니즈에 맞는 퇴직연금과 해외 ETF를 출시해 점유율을 확대하는 등 혁신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라고 평가했다. 

 

◇ 3년새 ETF 순자산 3조→15조...배경엔 배재규 대표·남용수 본부장 리더십 

 

한투운용의 ETF 순자산은 2021년초 3조원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15조원 수준이다. 3년 사이 순자산이 5배 가량 늘어난 배경에는 배재규 대표와 남용수 ETF운용본부장의 리더십이 자리하고 있다. 배 대표는 2021년 말 대표이사에 취임해 리브랜딩과 장기투자 중심 상품 전략을 추진했다. 그는 국내 최초 ETF를 시장에 내놓은 삼성자산운용 출신으로, '국내 ETF의 아버지'로도 불린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3연임에 성공했다.

 

배 대표 체제에서 2023년 1월 ETF운용본부에 합류한 남용수 본부장은 퀀트 기반 분석을 바탕으로 투자자 니즈를 반영한 차별화된 ETF 개발을 이끌었다. 첫 직장을 미국 뉴욕의 블랙십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퀀트 트레이더로 시작한 남 본부장은 '퀀트 전문가'로 불린다. 그는 미국 생활을 거친 뒤 2009년 한화자산운용에서 퀀트리서치팀과 글로벌주식운용팀, ETF 운용팀장으로 활동했다. 이후 한화운용에서 시그니처 상품인 'ARIRANG고배당주 ETF'를 개발하고, 2017년엔 루트앤글로벌자산운용을 설립해 독립 운영하기도 했다.

 

 

그가 한투운용에 입사 후 관여한 대표적인 ETF 상품은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ACE AI반도체포커스’, ‘ACE 미국커버드콜’ 등으로, 해당 상품들은 수익률과 거래대금 측면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보이는 ACE ETF 간판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두 전문가들의 노력으로, ETF 순자산과 점유율이 확대됨에 따라 영업이익도 상승했다. 한투운용의 2024년 말 영업이익은 392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올랐다.

 

◇ 올해 테마는 美·연금·AI...신규 배당지수도 개발 中 

 

한투운용은 올해 미국·AI·연금 테마 ETF에 주목할 계획이다. 관련 ETF 상품으로는 ‘ACE TDF2050액티브 ETF’와 ‘ACE 미국빅테크TOP7 Plus ETF’가 있다. 두 상품 모두 장기적인 연금투자에 최적화된 ETF다. TDF2050 ETF는 생애주기형 투자에 최적화된 자산배분형 상품으로, 해외주식과 금, 국내채권을 혼합해 환헤지 없이도 분산효과와 환차익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ACE 미국빅테크TOP7 Plus ETF’는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엔비디아 등 시가총액 상위 7개 종목(M7)에 집중 투자하며, AI 및 반도체 성장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다. 2023년 9월 상장 후 현재까지 57%의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으며, 연금계좌에서 장기보유 시 높은 성장성과 분산투자 효과를 동시에 노릴 수 있다.

 

또한 최근 국내 상장된 해외배당 ETF의 이중과세 이슈가 불거짐에 따라, 이를 고려한 신규 배당지수를 개발도 진행 중이다. 남용수 한투운용 본부장은 “총수익률과 과세 부담을 모두 고려한 신규 상품을 준비 중”이라며 “이를 통해 투자자 선택지를 넓히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 올해 순자산 20조 달성..'The First, The Best' 전략 가동

 

한투운용은 올해 ETF 순자산총액 20조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는 현 ETF 순자산보다 5조원이 많은 수준으로, 이를 달성하기 위해 'The First, The Best' 전략을 내세웠다. 이 전략은 가능한 최초(The First)이거나 비슷하더라도 수익률이 뛰어난(The Best) ETF 상품을 시장에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남 본부장은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 아닌 타임(Time)”이라며 “다양한 투자자 성향에 맞는 장기 투자형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