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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억대 연봉 은행원들의 잇따른 금융 사고를 보며

 

우리은행에서 100억원대 대형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대리급 이 직원은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대출 신청서와 입금 관련 서류를 위조해 대출금을 빼돌린 뒤 그 돈을 가상화폐와 해외 선물 등에 투자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2년 전 우리은행에서는 700억원대 횡령사고가 발생했다.


이 같은 은행권의 금융 사고는 우리은행만의 일이 아니다. 올해만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iM뱅크(옛 대구은행), BNK경남은행 등에서 수백억원대 사고가 잇따라 벌어졌다. 피해 규모 만큼이나 고객 돈을 횡령하고, 고객 비밀 정보를 이용해 주식투자로 부당이익을 취하고, 영엽실적을 위해 고객 서류를 위조 하는 등 사고 내용도 다양하다.


이처럼 꼬리무는 사고는 은행 내부 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을 들게 하는 한편 '과연 은행을 믿을 수 있을까?' 라는 질문으로 연결된다.

 

더구나 우리 사회의 고액 연봉 직업군에 속한은 은행원은 일탈은 국민들을 분노하게 한다. 지난해 5대 은행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1265만원으로 처음으로 1억1000만원을 넘어섰다. 임원 평균이 아니고 신입 포함한 직원 평균이다. 희망퇴직자에게도 역대급 보상을 제공했다. 작년 5대 은행에서 희망퇴직한 은행원들이 받은 총퇴직금은 평균 6억원 안팎 수준이다.


받는 만큼 고객, 일을 똑바로 한다면 좋으련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보니 은행을 욕하는 사람들이 많아 지고 있다. 엄중한 수사와 처벌은 당연하다. 걱정해야 할 것은 은행(원)대한 국민(고객) 신뢰의 붕괴다.

 

“은행은 안전합니다. 은행에 예금을 하면 국가도 좋고 여러분의 가계에도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은행은 돈을 집에 보관하는 것보다 안전합니다” 조지 위싱턴, 에이브러햄 링컨과 함께 미국민들이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으로 손꼽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대국민 라디오 연설 내용이다. 은행업이 '신뢰'를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금융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지만 한국 금융권에 대한 신뢰는 오히려 추락하고 있다. 실제 최근 한 조사에서 68%의 응답자가 “금융회사의 윤리의식이 충분하지 않다”고 답할 정도로 금융권에 대한 국민의 시각은 싸늘하다.


금융(金融)은 돈(金)을 흐르게 하는(融) 일이다. 그리고 돈을 흐르게 하는 것은 신뢰다. 신뢰는 질서를 유지하고 공동체를 발전시키는 사회적 자본이다. 예년에 없던 은행 직원의 어처구니없는 횡령사건이 잇따르면서 한국 금융은 지금 심각한 신뢰 위기에 처해 있다. 반복되는 금융사고에 대한 금융당국의 책임도 크다.

 

금융업은 신뢰를 기본으로 하는데 불신이 커진다는 것은 위험한 신호이다. 미국의 유명 범죄 학자인 도날드 R. 크레시는 ▲동기 ▲기회 ▲자기합리화 등 세 가지 요인으로 부정이 발생한다는 ‘부정 삼각형(fraud triangle)’ 이론을 제시했다. '동기'는 도박 등 개인 성향으로 부정을 할 수 있다는 것이고, '기회'는 내부통제제 취약 등이 부정을 저지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자기합리화'는 도덕 불감증으로 인해 횡령금액을 잠시 빌렸다가 원상회복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등 부정행위를 정당화하는 것이다. 


은행은 내부통제가 취약한 부분은 없는지 꼼꼼히 살피는 한편 구성원들의 윤리경영에 대한 인식을 높여야 한다. 집 나간 신뢰가 집으로 돌아오게 하는 스스로 행동하는 은행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신뢰 훼손으로 외부에서 압박하고 강제하기 전에 말이다. 

 

 

정해균 편집국 경제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