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와 '메타' 공식 CI 로고. [사진=LG전자·메타]](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521/art_17164247831876_f00b69.png)
[FETV=허지현 기자] LG전자가 최근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글로벌 기업 '메타'와 이별했다. 두 기업의 협업은 많은 관심을 모았지만, 그들의 '허니문'은 짧게 막을 내렸다. LG전자는 新미래 먹거리로 거론되는 '확장현실(XR) 파트너'를 다시 물색해 사업을 지속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월 말 LG전자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의 방한에 맞추어 만남을 가졌다. 양사는 만남에서 XR 협업을 공식화하고 동맹을 맺었다. 하지만 협업을 공식화한지 두 달여 만에 이별, 각자의 길을 걷기로 했다. LG전자와 메타는 이번 만남으로 서로에게 큰 시너지를낼 것이라 기대했지만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의견이다.
업계에서는 동맹을 맺었던 두 기업이 갈라선 이유를 두고 '기대 만큼 시너지가 없었던 것 같다', '추구하는 방향이 달랐을 것이다' 등 의견이 분분하다. LG전자는 앞서 말했던 계획에 차질없이 XR 기기를 내년에 내놓을 예정이다. 이에 빠르게 메타 대신 XR 기기에 적용할 운영체제(OS) 및 소프트웨어를 담당할 새로운 파트너 발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메타의 XR 동맹은 LG전자 측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두 회사가 XR 기기 관련 협의를 하는 과정에서 일부 이견이 있었던 것 같다"며 "시너지가 크지 않고, 중장기적 미래 산업인 점을 고려해 LG전자가 먼저 협업 중단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LG전자는 메타가 XR 시장의 선두두자라는 점을 활용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메타와 파트너십을 맺으면 XR 기기인 '퀘스트'에 들어가는 'OS 호라이즌'과 다양한 콘텐츠를 끌어와 제품 경쟁력을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현재 메타 스토어에는 게임, 동영상, 업무용까지 1000여 개 정도의 앱이 있다.
이와 반대로 메타는 LG전자가 세계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고, 넓은 판매망 시장을 갖춘 점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마찬가지로 LG전자와의 협업을 통해 XR 관련 OS와 콘텐츠 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기대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구글이 삼성전자와 손을 잡아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구축한 걸 XR 시장에서 LG전자와 재현하려 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협의 과정은 베일에 쌓여 있지만 LG가 먼저 동맹을 깼다는 점에서 LG가 메타에 주는 것보다 얻는 게 적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즉각 새로운 'XR 파트너' 발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조주완 LG 사장이 3월 주주총회에서 “(XR 사업과 관련해) 메타에 버금가는 글로벌 기업이 우리를 찾고 있다”고 말한 만큼 새로운 협력 기업도 글로벌 빅테크일 가능성이 크다.
현재 1순위로 거론되는 업체는 '아마존'이다. XR 기기의 성패를 좌우하는 ‘재미있는 콘텐츠’를 다량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아마존이 거느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아마존 프라임’은 다양한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를 앞세워 2억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아마존에는 XR용 OS가 없는 만큼 OS는 구글이 개발 중인 안드로이드를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선 LG전자가 협업 대신 독자 개발에 나설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알맹이’(OS와 콘텐츠)는 빅테크에 내주고 ‘껍데기’(XR 기기)만 갖는 건 ‘손해 보는 장사’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OS와 콘텐츠를 갖춰야 소비자들의 XR 활용 정보를 확보해 향후 신제품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어서다. LG는 TV에 적용하는 자체 OS를 보유하고 있어 이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넥스트 스마트폰’으로 불리는 XR 기기 시장을 잡기 위한 기업간 합종연횡은 진행형이다. 일본 소니는 독일 지멘스와 손잡고 올 하반기 ‘헤드마운트’를 출시하고, 구글·퀄컴과 같은 편이 된 삼성전자는 내년 도전장을 낸다. 메타는 텐센트 등 중국 기업과 손잡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 제품이 나오는 내년부터 XR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XR 기기 시장 규모가 올해 182억 달러(약 24조 원)에서 2026년 357억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