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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과 아집 차이가 게임 생사 가른다

[FETV=최명진 기자] "최씨 고집은 못꺾는다" 기자의 성이 최씨인 관계로 옛날부터 은근히 많이 들었던 말이다. 하지만 아내의 성이 최씨 3명이 모여도 이길 수 없다는 '강씨'이다 보니 기자는 늘 잡혀 사는 신세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강씨 고집' 때문에 가정의 평화가 깨진 적은 한번도 없었다.

 

게임 기자의 기자 수첩에서 고집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뜬금없다고 여겨지겠지만 개인적으로 고집은 게임업계에서 중요한 덕목(?)중 하나다. 기획부터 개발 과정 출시 이후 운영, 새로운 콘텐츠까지 게임에 맞는 방향성이 필요하다. 이 모든 과정에서 퀄리티와 본질을 고집스럽게 지킬 수록 오랫동안 사랑받는 베스트셀러 게임으로 자리매김하기 마련이다.

 

게임업계에는 남들이 알아주는 고집(?)스런 전문가들이 있다. 로스트아크의 금강선 초대 디렉터나 데이브 더 다이버를 개발한 황재호 디렉터, 블루아카이브를 총괄하는 김용하 디렉터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덕분에 각 게임은 초심을 지켜가면서 좋은 평판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가끔 기자가 만나는 업계 관계자들은 “그 게임 디렉터는 팀원이나 협력부서의 이야기를 수용하지 않고 자기 고집대로 밀고 나간다”는 이야기를 종종 하곤 했다. 이는 고집이 아닌 아집이다. 아집은 게임의 역사에 있어 치명적인 부작용을 낳기 마련이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 게임들은 꼭 머지않아 운영 불통으로 인한 이용자와의 갈등, 콘텐츠의 방향성 상실 등 문제가 드러났다. 결국 그 게임들은 서비스 종료라는 최후를 맞거나 겨우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게이머를 생각하지 않고 멋대로 게임을 망쳐놓으면서 결국 이용자들이 골프채로 게임 패키지를 날려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게임은 혼자 만드는 작품이 아니다. 기획, 프로그래머, 아트, 마케팅, QA, 홍보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제작하고 서비스 이후에는 이용자들과도 함께 만들어가는 진화형 라이브 콘텐츠다. 게임시장에서 고집은 자신의 의견을 바꾸거나, 고치지 않고 굳게 버티는 장인정신과 가깝다. 하지만, 아집은 자신의 논리가 틀렸음을 알면서도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는 독불장군일 뿐이다. 고집과 아집이 다른 이유다. 게임 기자로서, 한 사람의 게이머로서 앞으로 장인정신 가득한 한국 게임업계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