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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 새 3번'...저축은행 신용등급 하향, 왜?

고금리·경기침체 장기화에 수익성 등 악화...페퍼·바로·JT친애 신용도↓
'조달금리 상승→수익성 악화→신용도 저하' 악순환...다른 곳도 위험

 

[FETV=임종현 기자] 고금리와 경기 침체 장기화로 수익성이 악화한 저축은행들의 신용도가 잇따라 하락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가 최근 4개월 간 수익성 및 자산건전성이 악화한 저축은행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전날 페퍼저축은행의 장기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유지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페퍼저축은행에 ▲조달비용 및 대손비용 증가로 수익성 저하 ▲고금리 지속 및 경기회복 지연 등 영향으로 자산건전성 저하 ▲자본적정성 지표가 경쟁사 대비 열악한 수준인 점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신용등급을 낮췄다고 밝혔다.

 

페퍼저축은행은 작년 107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총자산순이익률(ROA)는 –2%를 기록하며 수익성이 크게 저하됐다. 수익성 저하 원인은 조달비용 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 하락 및 대손비용률 상승이다. 개인신용대출의 연체율 상승 및 개인사업자 담보대출 건전성 저하로 대손비용이 증가했다. 

 

또한 페퍼저축은행의 작년 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본비율은 11%로 저축은행 업계 평균(16.9%) 대비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BIS기준 자본비율은 총자산(위험자산 가중평가) 대비 자기자본의 비율로 은행의 재무구조 건전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4일 바로저축은행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으로 하향했다. 브릿지론(토지매입 등 사업초기 소요되는 단기 차입금) 부실화가 본격화되며 건전성 관리 부담이 지속될 전망이다. 바로저축은행의 작년 말 ‘본PF+브릿지론’ 위험노출액은 7153억원으로 총 대출의 48%, 자기자본 대비 320%에 달하는 과중하다는 분석이다. 

 

또한 브릿지론 대부분이 올해 만기도래하는 점이 부담이다. 본PF 전환이 지연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만기연장 또는 자금재조달(리파이낸싱)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담보물 매각을 통한 회수 과정에서 손실 부담을 안을 가능성도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3월 JT친애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 등급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개인신용대출 위주로 자산건전성이 빠르게 저하되고 있는 점을 꼽았다. JT친애저축은행 여신 포트폴리오는 개인이 60%를 차지하며, 중금리대출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개인신용대출 차주 대부분 신용평점 기준 하위 20% 위주로 구성돼 있으며, 다중채무자 비중도 높아 신용위험이 높은 편에 속한다. 개인신용대출 연체율은 2021년 말 5.3%에서 작년 말 10.9%로 두 배 가량 증가했다.

 

올해 다른 저축은행 등도 신용도 하방 압력을 계속 받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작년 수익성 부진 및 자산건전성 저하 등을 근거로 OK저축은행(BBB+), 웰컴저축은행(BBB+) 등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등급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것은 중기적으로 등급 하향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저축은행 업계가 올해 건전성 개선 등을 이유로 대출 영업을 축소하자 수익성은 되려 악화하고 있고, 여전히 높은 조달금리 수준을 볼 때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높은 조달금리→수익성 악화→신용도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에 접어들었다는 진단이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신용평가사들이 작년 저축은행 업황이 좋지 않은 점을 감안해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했고, 올해는 수익성·건전성 지표들이 실제로 악화되자 전망뿐만 아니라 등급을 낮춘 것 같다”며 “올 한해도 상황이 크게 바뀌지 않는다면 다른 저축은행들도 등급이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