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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2024 CEO열전] 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 "책임감·리더십으로 승부한다"

녹스, 온디바이스 AI 구현...프라이버시 엄격히 보호 계획
기술력 향상으로 자체 데이터 보안시스템 효율성 높여
'선택과 집중'으로 실적 개선...글로벌 시장 더욱 확대

[FETV=허지현 기자]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사람들은 그를 삼성전자 기술부문 1인자라고 부른다. 삼성전자 임직원들도 이같은 외부인의 호칭에 대해 굳이 반박하지 않는다. 한 부회장의 직급과 직책, 그리고 그의 역할이 삼성전자 내부에서 최정상에 서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안팎에서 한 부회장을 부러움과 시새움의 눈빛으로 바로보는 이유다.   

 

한 부회장은 작년 이어 올해도 스마트폰 및 가전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과 생활가전사업부 수장을 겸직하고 있다. 한 부회장은 스마트폰과 가전 등 주요 핵심 사업의 경쟁력 강화, 세상에 없는 신기술 개발, 기술력 향상 등 지속성장 가능한 기반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각오다. 

 

1962년생인 한 부회장은 천안고와 인하대(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8년 삼성전자 영상사업부 개발팀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그는 LCDTV랩장, 영상디스플레이 상품개발팀장과 개발팀장을 거쳐 2017년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 사장으로 승진했다. 2021년 삼성전자 DX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은 뒤 현재 경계현 DS부문장과 손잡고 삼성전자를 이끌고 있다. 

 

한 부회장은 지난해까지 DX부문장,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생활가전사업부장 등 다양한 분야를 지휘했다. 하지만 올해는 한 부회장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을 용석우 사장에게 위임했다. 한 부회장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한 부회장은 올 초 삼성전자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일각에선 교체 가능성을 점쳤다.

 

하지만 삼성전자 최고경영진은 과감한 미래도전과 경영안정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구원투수로 한 부회장을 선택했다. 한 부회장은 올해 신기술 개발과 공격경영 등을 통해 불확실한 경제환경을 타개하고 글로벌 초격차 경쟁력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한 부회장은 지난 30년간 액정표시장치(LCD)부터 발광다이오드(LED)에 이르기까지 삼성전자에서 출시한 거의 모든 TV 제품 개발에 참여했다. 특히 삼성전자 TV 시장 17년 연속 세계 1위 달성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현재도 삼성전자에서 ‘TV하면 한 부회장’으로 통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한 부회장이 많은 사업부문을 이끌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소통의 힘’이다. 평소 ‘소통왕’으로도 잘 알려진 한종희 부회장은 사내에서 팀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담으로 사석에서는 부회장 호칭 대신 ‘형님’으로 불린다. 한 부회장은 자신이 가진 특유의 리더십으로 다양한 사업을 이끌며 시너지를 극대화하했고, 삼성전자 수익 창출에 중추적인 역할을 도모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사업을 혼자서 이끈 탓일까. 삼성전자의 가전 실적은 계속해서 악화로 이어졌다. 최근 경기 불황과 수요 감소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 국내 가전 시장 최대 라이벌인 LG전자와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이어 3분기에는 라이벌인 LG전자와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프리미엄 제품군의 경쟁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실적 차이가 발생한 것을 이유로 제시했다.

 

한 부회장은 명예회복을 꿈꾸고 있다. 삼성전자를 다시 한번 '가전의 왕'으로 만들겠다는 게 한 부회장의 생각이다.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판매 정책, 운영 효율화, 기술력 향상 등을 통해 실적을 개선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했다. 한 부회장은 성수기 수요 선점을 위해 온·오프라인 채널 판매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고 있다. 그리고 Neo QLED·98형 초대형 TV·라이프스타일 스크린 등 고고부가치 제품군 비중 확대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신기술 제품을 앞세워 수익성을 극대화하려는 포석인 셈이다.  

 

한 부회장 올해 인공지능(AI), DX 등 첨단기술 중심의 미래 먹거리에도 주파수를 맞추고 있다. 이같은 첨단기술이 향후 산업 트렌드의 주요 키워드로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부회장은 지난 1월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최대 IT 행사 CES 2024에서 '보안'과 '책임'을 강조한 바 있다. 삼성전자 프레스 콘퍼런스 대표연사였던 한 부회장은 "AI는 보안 없이는 진정한 혁신을 이룰 수 없다"며 "삼성은 기술의 발전이 가져오는 막중한 사회적 책임도 인식하고 있다"고 보안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삼성전자의 보안성을 높이고, 프라이버시 또한 강화할 것도 약속했다. 

 

한 부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도 “DX 부문은 체감 성능, 감성 품질 등 품질 경쟁력을 가장 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고객 입장에서의 사용성에 대해 근본적으로 고민하고 탐구해 삼성전자만의 차별화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 부회장은 글로벌 경기불황에도 흔들림 없는 투자를 통해 미래 먹거리를 선제 발굴하고 이를 통해 신시장 선점을 도모하는 경영전략을 예고하고 있다.  


한 부회장은 올 한해 끊임없는 도전과 발전의 가장 큰 원동력인 노력으로 신사업 투자, 글로벌 경영 강화 등에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도 경영환경은 어렵겠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미래 준비를 위한 인재와 기술 확보, 투자 등은 빠르고 과감하게 추진하도록 하겠다”며 “삼성의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한 대형 M&A는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는 한 부회장의 최근 말에서도 그의 불타는 의지와 각오를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