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허지현 기자] 삼성, LG, SK 등이 여러가지 기술과 모빌리티를 융합한 미래형 '뉴 모빌리티' 사업에 주파수를 맞추고 있다. 모빌리티 신기술을 토대로 다양한 신시장에 진출하고 이를 통해 그룹의 핵심 먹거리 사업을 발굴, 육성한다는 게 뉴 모빌리티에 주목하는 이들의 야심이다. 이들 3사는 뉴 모빌리티 사업을 위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도 추진하고 있다. 또 선진기업과의 기술 제휴 및 전시회 참여, 전문인력 양성, 인터페이스 구축 등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도 서두르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뉴 모빌리티 사업을 위해 다양한 협업을 시도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현대자동차에 처음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합의한 데 이어, 최근 현대차·기아 '커넥티드 카'에 삼성 '스마트싱스'를 연동하는 내용의 MOU도 체결했다. 이에 삼성과 현대차는 모빌리티(이동수단)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협약에 따라 협약에 따라 향후 현대차·기아 고객은 차량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화면 터치나 음성 명령으로 집에 있는 전자기기를 원격 제어할 수 있다. 반대로 가정에 있는 인공지능(AI) 스피커나 TV,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원격 차량 제어도 가능하다. 이에 삼성전자도 IoT 분야에서 현대차·기아와 협력하기로 함에 따라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한 두 그룹 간 교류가 지속적으로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밖에 자회사 하만과 협력해 카투홈 서비스 등 차량 경험을 강화하고 있다. 하만의 '레디 업그레이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디지털 콕핏 패키지 제품으로, 스마트싱스를 탑재할 수 있어 카투홈 서비스 활용 가능성이 크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박찬우 삼성전자 부사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미래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홈투카 및 통합 홈에너지 관리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 스마트싱스 플랫폼과 자동차를 연결해 고객경험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CES 2024'에서 테슬라와의 스마트싱스 에너지 통합 협력을 발표, 현대차에 이어 테슬라와도 손잡고 2분기 서비스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이번 협력은 테슬라의 인터페이스를 활용하는 최초의 협업 사례다. 삼성 스마트싱스로 테슬라의 '태양광 패널', '파워월(가정용 에너지저장장치)', '전기차' 등과 연결해 앱에서 전력량을 모니터링하고 간편하게 제어할 수 있다. 2분기부터 미국의 테슬라 사용자는 삼성 스마트싱스를 활용해 테슬라의 태양광 패널을 통해 생산된 에너지량과 전력사용량, 잔여 에너지량, 차량 배터리 충전 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LG전자는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와 협업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VI)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통합한 단독 플랫폼을 개발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CES 2024'에서 완성차 고객사를 대상으로 개발한 플랫폼을 처음 선보일 계획이다. 양사는 LG전자의 IVI 기술과 마그나의 ADAS·자율주행 관련 솔루션을 단일 칩셋 모듈(SoC)에 담아냈다. 각 부품이 차지했던 전체 부피를 줄여 차량 공간 확보에 유리하고 각각의 시스템을 탑재하는 것보다 비용도 절감된다.
계기판과 중앙정보디스플레이, 보조석디스플레이 등 3개 화면이 하나로 통합된 필러 투 필러 디스플레이,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첨단 자동차 디스플레이에 최적화된 사람·기계 간 인터페이스(HMI)를 구현한 것도 특징이다. 이 플랫폼은 작년 초 열린 'CES 2023'에서 양사가 협력을 논의한 후 1년여간 활발한 협업을 통해 이뤄낸 결과물이다. 기술적 안정화 과정을 거쳐 2027년형 모델에 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와 마그나는 이번 협업을 통해 IVI 분야 영향력 또한 더욱 공고히 할 방침이다. LG전자는 새 통합 플랫폼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에 필요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기술로써 시스템 간 복잡한 기능을 효율적으로 관리·제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차량 내 각종 부품을 통합하려는 자동차 산업의 현안 과제에도 이정표를 제시하며 시장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은석현 LG전자 VS사업본부장(부사장)은 "양사가 보유한 혁신적인 기술의 시너지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기술 발전에 기여하는 솔루션을 완성했다"며 "업계를 선도함과 동시에 고객에게 차별화된 차량 경험을 제시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SK는 'CES 2024'서 탄소중립 사회에 대한 가치를 전면에 내세우며 기후 위기가 사라진 세상의 청사진을 그릴 전망이다. SK의 7개 계열사가 '행복'을 주제로 한 부스를 공동으로 마련한다. SK 비롯해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 E&S, SK에코플랜트, SKC 등 계열사는 각 영역에서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향후 어떤 방안을 통해 탈탄소 시대를 견인할 지 등에 대한 밑그림을 공개할 예정이다.
SK는 지난해에 이어 탄소중립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전기차 관련 사업에 주목하고자 한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온의 배터리, SKC(음극재·동박) 등 전기차 관련 핵심 밸류체인이 전시된다. 또 SK E&S의 가정용 전기차 충전기와 SK시그넷의 초급속 전기차 충전기 등을 통해 모빌리티 역량을 자랑한다.
재계 관계자는 "미래형 모빌리티는 앞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기업들이 세계 시장까지 장악하기 이한 지속적인 노력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 모빌리티는 산업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생활에도 편리함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