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허지현 기자] SK하이닉스가 낸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연구개발(R&D) 조직을 꾸렸다. 인텔에서 수십 년 경력의 낸드플래시 메모리 전문가를 잇달아 영입하면서 고성능 낸드 경쟁력 확보를 위함이다.
SK하이닉스 아메리카는 이달 인텔 선임 수석 엔지니어인 리처드 패스토를 영입했다. 코넬대 박사 출신으로 인텔을 비롯해 AMD, 스팬션, 사이프러스 세미컨덕터 등을 거치면서 28년 간 실력을 쌓은 반도체 전문가다. 3D 낸드 등 반도체 분야에서 수십 개의 특허 출원에 기여하기도 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미주법인 SK하이닉스 아메리카에 낸드 R&D 조직인 ‘SK하이닉스 낸드개발 아메리카’(SK HNA)를 신설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거점을 둔 SK하이닉스 미주법인은 그동안 주로 영업·판매 기능이 중심이었다.
SK하이닉스는 현지 빅테크 기업의 다양한 수요에 맞춰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시장을 겨냥한 고성능 낸드 등의 개발에 힘쓰고자 이번에 R&D 조직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SK 하이닉스는 SK HNA를 미국 현지 인재를 선점하고 미래 인재를 발굴하는 기술 허브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인기가 확산하는 가운데 새로운 메모리 수요처로 각광 받고 있는 온디바이스 AI에 주목하고 있다. 온디바이스 AI는 서버 대신 기기 자체에 생성형 AI를 탑재하는 기술인데, 서버에 접속하지 않는 특성 상 대규모 데이터를 자체 저장할 수 있는 낸드 기반 저장장치가 필수적이다.
SK하이닉스는 SK HNA를 중심으로 미국 내 연구개발 인력을 선점해 낸드 연구 거점으로 키워 나갈 방침이다. 인텔에서 인수한 자회사 솔리다임과의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의 판매 호조 속에 삼성전자와의 D램 격차를 대폭 줄이는 데 성공한 SK하이닉스는 낸드에서도 선두 추격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온디바이스 AI는 서버의 연산을 거치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AI 기능을 구현해야 하므로 고성능 낸드가 필요하고, 기기당 낸드 탑재량도 많이 늘어나게 된다. 시장에 따르면 내년부터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시장이 팽창기에 진입해 내년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AI 스마트폰 출하 성장률 (83.0%)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 (3.3%)을 25배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온디바이스 AI 시장의 급성장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증가와 함께 AI 칩 관련 팹리스(Fabless)와 디자인하우스 (DSP) 업체들의 생태계 확장도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한 증권 관계자는 “AI 기능탑재는 스마트폰 뿐 아니라 PC, 가전, 자동차, 보안, 헬스케어 등 실생활의 다양한 분야로 확산하며 커스터마이징 된 AI 칩 수요도 동시에 급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