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김진태 기자] 수천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삼성중공업이 1년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6년 전부터 시작된 적자의 고리를 끊은 셈인데 수익률도 조선 빅3중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화 품에 안기며 새로운 출발을 알린 한화오션은 조선 빅3 중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다. 과거 수익성 측면에서 가장 높은 성과를 보였던 한화오션이 적자 늪을 탈출해 수익성 개선의 뱃고동을 울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올 반기 기준 3조5508억원의 매출과 78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350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성적이다. 주목할 점은 삼성중공업이 6년간 계속된 적자 고리를 끊어냈다는 점이다. 삼성중공업은 매년 반기 성적표에서 10년 전인 2014년 1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래 2017년 단 한번의 경우를 제외하면 작년까지 적자를 누적시켜왔다. 특히 2015년엔 1조5218억원의 막대한 영업손실을 쌓으며 재무에 부담을 줬다.
6년여간 지속됐던 삼성중공업의 적자행진이 올해를 기점으로 막을 내리면서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조선업황이 개선되면서 신규 수주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비싼 LNG·LPG선의 수요가 증가하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수익성이 개선된 것은 삼성중공업뿐이 아니다. 조선 빅3 중 하나인 HD한국조선해양도 긴 적자의 고리를 끊고 올 반기에서 흑자를 기록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 기간 52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 2022년 반기, HD한국조선해양은 6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거둔 바 있다.
조선 빅3중 적자를 낸 곳도 있다. 최근 한화그룹 품에 안긴 한화오션은 올해 상반기 2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냈다. 경쟁사인 타 조선사들이 수백억원대의 흑자를 달성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다만 한화오션이 전년 동기 당시 기록한 영업손실이 5696억원이었던 점을 비교하면 영업 손실폭은 1년새 3000억원 가량 줄었다.
조선 빅 3중 유일하게 흑자 달성을 하지 못했지만 업계 일각에선 한화오션의 전망이 밝은 것으로 내다본다. 이제 한화그룹 품에 안기면서 고질적인 문제였던 재무개선이 이뤄지는 데다 2조원에 달하는 자금도 추가 수혈됐기 때문이다. 특히 한화그룹이 가진 방산 부문에서의 시너지가 수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흑자 전환까지 멀지 않았단 목소리가 나온다.
한화오션이 과거 수익성 측면에서 타 경쟁사보다 월등했다는 점도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 이유 중 하나다. 한화오션은 지난 2017년 이후 2020년까지 수천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뒀는데 당시 영업이익률을 살펴보면 10%대를 웃돌았다.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았던 2017년엔 14.3%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2017년 당시 삼성중공업과 HD한국조선해양의 영업이익률이 각각 1.0%, 2.7%인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화오션이 올 반기 성적표에서 조선 빅3 중 유일하게 적자 행진을 보이고 있음에도 업계 일각에서의 기대가 두터운 이유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사는 타 산업보다 수익성이 크지 않은 편인데 한화오션은 유독 수익성이 좋았다”며 “현재 적자 행진을 기록하고 있지만 문제로 여겨졌던 재무건전성이 개선되고 있는 데다 투자도 이어지는 만큼 연내 흑자전환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